30일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해 북한 대표단이 판문점 대신 중국 베이징(북경)을 경유한 항공로를 택한 이유는 뭘까?

정부는 북한 측이 항공 편으로 오겠다면서 29일 도착이 어려울지 모르겠다고 통보(27일)하자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대표단은 우리 측과의 협의 끝에 29일 낮 중국 국제항공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대표단의 전금진 단장은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로 온 이유를 묻자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측의 한 수행원은 “아메리칸(American·미국인)이 있지 않으냐. 그쪽(항공로)을 택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즉 미군 주도의 유엔사 관할하에 있는 판문점을 일부러 피했다는 설명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 측은 남북대화에서 가급적 판문점을 이용하지 않으려고 방침을 세운 셈이다. 실제 북한 측은 6월 말 적십자회담도 금강산으로 수정제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북한 측이 판문점에 있는 연락사무소 정상화에 동의한 것을 감안할 때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북한 측이 가급적 판문점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혔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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