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북한전략센터 평양의 눈

진실의 눈, 북한에서 '언론'이란?

 이번 평양의 눈에서는 북한 '언론'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 북한의 '언론'은 어떨까요?!

  ‘언론’을 한 단어로 명쾌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 그도 그럴 것이 각자가 가진 사회에 대한 시선에 따라 그에 대한 정의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언론(言論)’의 사전적 정의는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오늘날 언론의 영향력은 세상 모든 곳은 물론이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고 있으며, 그렇기에 공정하고 정확하며 편견도 차별도 없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언론은 ‘진실’과 ‘거짓’을 밝히고 사회의 통합을 만들어내는 매개체로 기능하며 권력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는 사회내 비판적 기구로서 역할한다는 것이다.

가깝지만 먼 나라, 북한의 언론은 어떨까?

  민주 국가에서 사회를 포괄하는 기구로서 중요성을 갖고 있는 언론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민주사회에서 언론이란, 실제에 있어서 그렇지 못할지라도, 진실 또는 사실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반영을 그 목적으로 하지만 북한의 언론은 기본적으로 체제의 수호를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이해하는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공산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그 실체는 많이 다르다. 3대 세습이 이뤄지는 변종 체제의 세습국가이다. 국민에 대한 자유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특히 언론에 대한 탄압은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며 구속적이다. 북한에서 언론은 “김일성의 교시와 김정일의 방침을 해설 선전하고 옹호 관철하며 프롤레타리아독재를 가일층 강화하고 인민들의 정치사상적 통일과 단결을 강화하는 데 복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제도의 모순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반역인 북한에서 언론이 ‘권력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비판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북한 체제를 뒷받침하는 여론의 가장 막강한 전파도구는 북한 언론이며, 진실은 국가에서 엄격히 통제하는 언론 기관에 의해 정교하게 가공되어 권력의 핵심적 의지를 전달하고, 인민을 기만하는 거짓으로 둔갑되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북한에서는 현재 30여종의 다양한 신문과 정기간행물들이 발행되고 있으며, 라디오 방송국은 7개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나 민간단체에서 경영하는 신문, 방송 잡지가 넘쳐나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 발간되는 신문과 간행물들은 모두 당과 정무원에서 직접 관장한다. 북한의 신문은 주체언론의 관점에서 지켜야 할 원칙으로 “노동계급성과 당성의 원칙, 인민성과 대중성의 원칙, 진실성과 전투성”을 제시하는데, 이 원칙에 따라 발행한다.

  따라서 북한의 신문은 우리의 개념에 해당하는 신문이 아니라 노동당·정권기관·사회단체들이 발행하는 기관지일 뿐이며 북한 주민들에게 인쇄매체는 곧 권력과 동일시된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언론의 자유’ 그 자체가 대내외적으로 부정되는 것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놀랍게도 ‘아니오’이다. 실제로 북한은 언론 자유의 개념을 인지하고 있으며 헌법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북한 헌법 제67조에 따르면 ‘공민은 언론·출판·집회·시위와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하여 언론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 자유가 실제적으로는 부정된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북한에서 언론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우상화와 독재 체제 수호를 위해서 기능한다. 북한의 모든 언론매체에 부과된 최우선의 임무는 사실 관계를 보도하는 사회의 매개체 역할이 아니다. 김정은의 3대 독재 체제를 옹호하고, 당 정책 및 혁명 사업을 선전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에서 북한 당국에 의한 언론이 아닌 매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자유가 부정된다고 할 수 있다.

  진실의 눈이 가려진 북한. 그리고 그 폐쇄성의 중심에는 언론이 자리잡고 있다. 열악한 수상기 보급, 전력난으로 언감생심 TV방송조차 제대로 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이 언론이 전하는 이야기들의 옳고 그름을 가려볼 수 있을까.

  언론은 그 사회가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중요한 도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언론을 이해하는 것은 그 사회를 해석하는 첫걸음이자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북한의 언론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통일 한국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언론에 대해 인식하고 이러한 문화 속에서 살아 온 북한 주민들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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