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보도
한국 유학생 12명… 北은 3명
金, 가명을 '박철'이라고 사용… 술자리서 대화상대女 찾기도


노동신문은 10일 1면에 김정은의 대형 사진과 함께‘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는 기사를 실었다.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10일 1면에 김정은의 대형 사진과 함께‘국방위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는 기사를 실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스위스 국제학교 유학 시절 남북한 유학생 15명으로 이뤄진 친목 서클에 참여했었다고 TV조선이 10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당국에 따르면 1998년 2월 스위스의 베른, 로제, 에글롱, 체시스, 루가노 등 5개 국제학교에 다니던 한국 유학생 12명과 김정은을 포함한 북한 유학생 3명은 스위스 최고급 호텔인 게스타트(Gstaad) 호텔에서 친목 모임을 결성했다. 나머지 북한 유학생 2명은 김정은의 경호원 역할을 했던 문광철과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이룡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 이름도 이들이 정기 회합을 가졌던 호텔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김정은은 이 모임에서 '박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했지만, 회원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외진 곳에 혼자 앉아 있었던 적이 많았다고 서클에 참여했던 우리 유학생들이 전했다. 스위스 국제학교에 다니던 서클 회원들은 약 3회 정도 김정은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과 서클에서 만나 교류했던 한국 유학생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영어와 독어는 기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프랑스어는 전혀 구사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김정은은 농구, 스키 같은 운동을 좋아하고 보드카와 포커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정은은 학생 신분에 맞지 않게 '에스코트 걸'로 불리는 술자리 대화 상대 여성을 찾기도 했다고 서클 참여 학생들은 회고했다. 모임에 참여했던 한국 출신 유학생들은 우리 당국 조사에서 "김정은이 베른에 가기 전에 로제 국제학교에도 입학 문의를 했지만 한국 유학생이 너무 많다며 입학을 포기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유학생들은 "스키장을 방문했던 김정은이 스키는 타지 않고 산 위에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휴게소에서 포커를 쳤다"고 했다.

우리 당국이 이 모임에 참여했던 한국 유학생들을 접촉한 것은 김정은의 성격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TV조선은 보도했다. 우리 당국의 보고서는 "김정은이 강한 추진력을 지녔지만 충동 조절이 잘 안 되는 스타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김정은의 기질적 특성과 북한 정치 현실의 모순적 특징으로 정신적 스트레스와 체제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3대 세습 콤플렉스에 경제난·국제고립이 심화되면서 위기의식이 커져 장성택을 처형하는 자충수를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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