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 서방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노린 '가짜 북한 병사'가 등장하고 있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한 외신 방송의 영상을 인용해 압록강 변 중국 지역을 다니던 중 만난 한 북한군 병사 옷을 입은 인물이 중국인이 확실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병사는 옥수수밭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카메라가 다가자가 나타나 북한 인민군 훈장증을 보이며 나이와 이름을 밝힌 뒤 인터뷰에 응한다.

외국인 기자가 중국어로 요즘 북한의 사정을 묻자 이 병사 역시 유창한 중국어로 "우리 나라는 매우 강하다"고 답했다고 RFA는 전했다.

그러나 기자가 북한의 최근 정세와 식량 상황,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 묻자 이 병사는 중국어와 알아듣기 힘든 말을 섞어 대답하다 이내 "그만 질문하라"며 사례비를 요구한다.

해당 동영상을 본 한 중국 언론인은 RFA에 "북한군으로 위장한 중국인으로 보인다"며 "티베트나 몽골 쪽 출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에 복무하다 탈북한 김철중씨도 RFA에 "계급장을 보면 소대장인데 북한에서 소대장은 보통 20대 중후반이나 30대 초반"이라며 "이 사람은 마흔도 훨씬 넘어 보일뿐 아니라 알아듣게 쓰는 유일한 한국말은 '빨리빨리' 인데 북한에서는 안쓰는 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중국인들이 가끔 돈을 주고 인민군복을 입어보고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이는 서양 언론의 북한 취재 열기를 악용한 가짜 북한 병사로 인터뷰를 해주고 대가를 받으려는 사기극"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