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1위는 이라크, 2위는 이란, 5위는 북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미국인들이 12번째로 좋아하는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Gallup)은 지난 4~6일,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세계 25개국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 15일 ‘국제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란 보고서에 발표했다.

◆ 나쁜 나라 = 조지 W 부시(Bush)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3개국 중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이라크로, 응답자 중 88%가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란에 대해서는 84%, 북한에 대해서는 65%의 미국인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68%)와 팔레스타인(76%)에 대한 반감이 북한보다 더 높았다.

북한에 대해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적대감이 컸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65세 이상 응답자 중 75% 이상이 북한에 반감을 표한 반면, 30~49세는 49%, 18-29세는 43%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성(59%)보다는 남성(73%)이 북한에 대해 더 부정적이었다.

◆ 좋은 나라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92%의 지지를 받은 캐나다. 이어 영국·독일·프랑스·일본·멕시코·러시아·대만 등 8개국이 60% 이상의 지지를 받은 ‘1급 선호국’이다. 러시아는 지난 해에 비해 호감도가 14% 포인트나 증가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테러전을 강력히 지지한 것이 호감도가 높아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좋은 나라’라고 평가한 ‘2급 선호 국가’는 한국·인도·필리핀·이집트·이스라엘 등 5개국. 이 국가들은 미국의 테러전에 대한 지지가 1급 선호국만큼 확고하지는 않았던 국가들로 평가된다. 한국을 좋아한다는 응답은 54%로 조사 대상국 중 12번째이며, 싫어한다는 응답자는 33%였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테러와 관련된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는 미국인들이 많아 호감도가 떨어졌다. 이집트는 테러전으로 인해 이슬람 국가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작년에 비해 호감도가 11% 포인트 떨어졌다.

싫은 나라 =미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는 중국과 쿠바,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들. 이들에 대한 선호도는 30-40% 수준이다. 콜롬비아 역시 ‘마약 전쟁’으로 인해 28% 정도의 미국인들만이 호감을 표시했을 뿐이다. 사회주의 국가보다 더 경원시하는 국가는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들로, 이들에게 호감을 느끼는 미국인들은 20%에 불과한 반면 반감은 60%가 넘었다. 미국인들은 이 국가들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워싱턴=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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