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 북한과 러시아가 러시아 기업의 개성공단 진출 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RFA는 러시아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최근 방북해 이 같은 내용의 무역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또 북한에 진출한 러시아 기업의 사업 환경 개선과 법적인 투자 보호, 방북 러시아 기업인에 대한 복수비자 발급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북한 나진항 개발과 광산 현대화, 발전소 재건,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러시아 가스관의 북한 경유 사업도 논의됐다고 한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 규모를 1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트라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항만 하역용 중장비와 건설 장비 등을 러시아에서 대량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러 간 정치적 유대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김영일 노동당 비서는 카즈벡 타이셰프 러시아국가회의 경제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연방 공산당 방북단을 만나 "양국 간 친선 협조 관계가 높은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도 연일 러시아 음악을 소개하며 친러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하원이 과거 북한이 진 채무의 90%를 탕감하는 협정 비준안을 소관 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은 "북·러 관계 개선은 양측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북·러 간 정치·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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