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동식 발사대 사용
核·미사일 핵심 대응책인 '킬 체인' 무력화시킬 우려

북한군 열병식에 등장한 노동미사일
북한군 열병식에 등장한 노동미사일
북한이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일 정상회담 등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이 강하지만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실질적 군사 위협 능력을 과시했다는 측면도 있다. 북한은 우선 3국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시간에 정확히 맞춰 미사일을 발사, 3국의 북핵 공조 강화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이후 북한이 8차례에 걸쳐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로켓은 단거리였다. 하지만 이날 발사된 노동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300㎞로 한반도 유사시 출동하는 미 7함대가 주둔하는 요코스카 해군기지 등 주일 미군 기지들까지 사정권에 넣고 있다.

일각에선 이달 말 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동해안에서 실시될 한·미 연합 상륙 훈련을 겨냥해 노동 미사일을 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은 무엇보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북핵·미사일에 대한 핵심 대응책인 '킬 체인(Kill Chain)'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이 영토 내로 떨어지기 전에 가능한 한 선제(先制) 타격 등을 통해 사전에 무력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대 200기에 달하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를 사전에 모두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이날 한·미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 직후에야 해상의 이지스함과 지상의 '수퍼 그린파인' 레이더로 이들을 포착했다. 이에 따라 이동식 발사대를 추적하는 정찰 감시 능력과 함께 미사일 발사 후 요격할 수 있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KAMD)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천안함 폭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우리 민간단체의 서해 5도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남한 군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 남북 관계가 파국적 후과(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