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까지 사정권...핵탄두 장착 연구 지속
천안함 4주기 및 한미일 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발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북한이 26일 새벽 쏘아 올린 2발의 발사체는 노동계열의 탄도미사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발사된 미사일·방사포와는 급(級)이 다른 위협적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노동미사일은 액체추진형 탄도미사일로 700㎏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가 1300㎞로 남한 전역은 물론 일본 본토, 러시아, 중국 동부연안까지 사정권으로 두고있다. 특히 일본에 위치한 주요 미군기지까지 직접 타격이 가능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신속한 개입을 견제할 수 있다.

노동미사일은 북한에서 '화성7호'로 불리고 있지만, 미군의 첩보위성이 함경남도 함주군 로동리에서 처음 포착한 연유로 미국 코드명인 '노동'이라는 이름을 얻게됐다. 북한은 동서냉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0년대 후반 이집트에서 스커드 B형 미사일과 중국에서 스커드 C형 미사일의 설계도를 입수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를 크게 개선한 노동1호를 개발했다.

1989년 북한이 노동1호를 개발 중이라는 첩보가 알려지면서 이란, 시리아, 리비아 등 중동국가들이 노동1호의 성능과 기술 획득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국은 북한의 노동1호 개발에 첩보위성 등을 통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쳤고, 북한 군부내 한 탈북자가 1980년대 후반 일본과 괌의 미국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하발사대 4곳에 대한 건설을 시작했고 이 중 2곳이 건설을 마쳤다고 폭로하면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

이후 1990년 5월 최초로 노동미사일을 시험발사한 후 1993년 5월 다시 시험발사를 실시했으며, 1998년 실전배치를 시작했다. 이후 노동 미사일은 이동식 차량 탑재가 가능하도록 성능을 개선했고 정확도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노동미사일 실전배치 후인 2006년 7월5일과 2009년 7월4일 발사했으며, 이번 발사는 5년 만이다. 이날 발사된 노동미사일은 속도가 마하 7인 개량형으로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고도를 160㎞ 이상으로 맞춰 650㎞ 내외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0년대 초 노동2호를 개발했다는 설이 있었지만 이는 대포동1호 개발이 와전된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방부는 26일과 이에 앞선 2006년, 2009년 발사된 노동미사일은 모두 이동식 차량에 탑재해 쏘아 올린 것으로 파악했다. 노동미사일은 이동형 발사대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서나 발사가 가능하고 이를 포착하는 게 쉽지 않다.

 

© News1 류수정
© News1 류수정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가운데 노동미사일 보다 더 성능이 높은 미사일로는 무수단과 대포동 1, 2호가 있다.

무수단미사일은 사거리와 탄두중량은 각각 3000km, 650kg이다. 대포동 1호는 500kg의 탄두를 장착하고 최대 2500km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대포동 2호의 탄두중량은 최대 1000kg, 사거리는 6700km에 이른다.

무수단과 대포동 1호는 남한과 일본 전체는 물론 중국, 러시아, 괌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대포동 2호는 러시아와 호주를 비롯해 미국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는 매우 위협적인 미사일이며, 북한은 현재 대포동 2보다 성능이 더 향상된 신형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는 더 높은 성능의 신형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남한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겨냥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다"고 말했다.

특히 3번의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은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어 멀지 않은 기간 안에 핵미사일을 보유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쏘아 올린 26일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었고, 또 천안함 피격 4주기를 맞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한미일 정상회담의 주요내용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어서 북한은 3국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일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무력시위를 했다는 것이다.

천안함 피격 4주기를 염두에 두고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이 사건은 남측이 만들어 낸 초유의 모략극이다"면서 자신들과는 상관없음을 주장해오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