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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 북한은 무상(無償)위에 잠자는 무권리(無權利)의 나라탈북여성 1호 박사 이애란의 북한 통신 7편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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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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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란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장

한국에 와서 보니 선거철마다 도지는 병이 하나 있다. 무상(無償)타령이다. 요즘 선거를 보면 얼마나 더 많은 무상 간판을 내거느냐가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된 듯하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처럼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보다는 일단 터뜨려서 당선되고 보자는 무조건(無條件)적이고 무책임(無責任)한 선거공약(選擧空約)들이 들끓는다.

진짜 무상버스, 무상급식, 무료교육, 무상치료는 가능한 일일까? 북한은 무상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초일류를 달리는 나라이다.

우선 북한은 세금이 없는 나라, 국세청이 없는 나라이다. 북한은 그동안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금 없는 나라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해왔다. 얼핏 듣기에는 엄청나게 좋은 체제인 것 같지만 실제 내막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실 북한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사적 소유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개인들이 지불한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국가가 정한 규칙에 따라 최소한의 생활비로 지급받기 때문이다. 북한의 계획경제는 국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노동력을 바칠 뿐, 생산된 모든 재화는 국가의 소유로 국가에서 관할한다. 국가가 나누어 주고 싶은 만큼만 배급하기 때문에 세금을 따로 매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개인의 권리를 국가에 반납하고 세금을 내지 않는 북한주민은 노예에 불과한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은 무상의 나라이다. 집도 무상으로 나누어주고 치료도 무상으로 받고 교육도 대학은 물론이고 대학원까지 무료교육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국가가 집을 주지 않으면 집을 구할 수가 없고, 단칸방에서 조부모와 부모, 아들 부부가 함께 살기도 한다. 국가에서 무상으로 나누어주는 집이기 때문에 집을 배정하는 배정지도원은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직업이다. 무상 배정에서 탈락한 북한주민들은 자기 돈으로도 집을 살 수가 없다. 돈을 내고 집을 사는 것이 범죄이기 때문에 집을 매매하면 징역을 살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무상치료는 출신 성분과 신분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된다. 간부들은 좋은 병원에서 무료로 우수한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고 특가의 약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출신성분이 나쁘고 신분이 바닥인 노동자 농민들이 사는 산간 오지에는 병원은커녕 자그마한 진료소조차 없어서 심한 사고나 급성질환에 걸리면 병원 문 앞에 가보지도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다음은 무료교육의 진실이다. 북한은 탁아소, 유치원부터 대학,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무료이다.
그런데 무료 탁아소에 아이를 보내려면 엄청나게 많은 물자를 내야 한다. 처음 입소할 때 기저귀, 세수비누, 빨래비누, 타올 등을 내지 않으면 입소가 불가능하다. 이후에도 계속 탁아소 관리 운영에 필요한 땔감과 페인트, 신나, 널빤지, 휘발유, 시멘트, 횟가루 등을 가져다 바쳐야한다. 고철, 파지, 폐섬유, 폐유리, 폐고무 등을 모아 팔아서 그 돈과 수매증을 제출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탁아소 대청소 때에는 어머니들이 동원되어 탁아소 청소도 해주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학에 들어가도 마찬가지이다. 건물 건설과 관리를 위해 페인트, 널빤지, 휘발유, 시멘트, 횟가루, 모래, 자갈, 땔감 등을 할당받아 주기적으로 가져다 바쳐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충성의 외화벌이를 위해 어머니 아버지 금니까지 뽑아다 바쳐야 할 정도로 시달린다. 고철, 폐유리, 폐고무 등 유휴 자재를 가져오라는 성화 때문에 철길의 레일까지 훔쳐다 바쳐야 할 정도이다.

북한 학생들은 무료 교육의 대가로 대부분 오전에만 공부하고 오후에는 각종 노동에 시달린다. 길닦기, 물주기, 흙나르기, 시멘트 나르기, 석탄 나르기 등 노동의 강도 또한 만만치 않다.

북한에서 중학생부터는 해마다 4월부터 7월까지 봄철 농촌동원기간이고 8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는 가을철 농촌동원기간이다. 이때에는 학업을 아예 중지하고 농촌에 나가 농사일을 해야 한다. 대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대학생에게는 한 가지 의무가 더 있는데 6개월간의 군사훈련이 있다. 때로는 주택건설이나 시설물 건설에 동원되어 6개월 이상 건설현장에서 노동을 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은 학교를 신축하거나 재건축하는 경우 오전에는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거의 학교 건설에 동원되기 때문에 북한에서 대학을 나오면 수준급 건설 노동자가 된다. 국가가 제공하는 무료의 혜택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권리보다 의무가 더 많고, 어떤 힘든 노동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국가가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만큼 대학 입학도 개인의 의지나 희망에 상관없이 국가의 추천에 따라 이뤄진다. 당과 국가에서 혜택을 입은 자들이 주로 대학을 간다. 전공이나 대학 선택도 자신의 의지나 희망은 고려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런 무상 혜택을 제공하면서 주민들에게 무한한 충성심을 강요하고 국가에서 내려지는 지시에 대해 무조건적인 집행을 요구한다. 만일 국가의 지시나 해당 당국의 지시에 불평불만을 표시하거나 충성심을 보이지 않으면 정치적인 반동으로 몰려 모든 혜택을 박탈당하고 법의 처벌을 받기도 한다.

한마디로 북한은 무상 위에 잠자는 무권리(無權利)의 나라이다. 권리가 없는 인민은 노예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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