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에도 남북 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한에서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지만 북한에서는 전혀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어떤 차이가 있을까?

1. 작은 얼굴

최근 많은 남한 여성들은 '작은 얼굴'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인다.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는 것은 물론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사람도 있다. 작은 얼굴이 아름다움의 기준 중 하나가 된 셈이다. 그런데 탈북민들은 북한에서는 작은 얼굴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1년 탈북한 혜산 출신 김옥경 씨는 "TV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에게 CD 하나로 얼굴이 가려진다는 이유로 '부럽다', '예쁘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다. 북한에서는 얼굴이 작으면 오히려 '쥐 대가리'라고 놀림도 받고 심지어는 재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듣는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북한여성은 얼굴이 크고 넓은 편이다. 작은 얼굴이 그렇게 흔하지 않다. 친언니가 유독 얼굴이 작은 편이었는데 어르신들은 언니를 보고 '얼굴이 저렇게 작아서 어디 쓰겠는가', '얼굴이 달덩이처럼 환하지 못하다"면서 언니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2. 목주름

남한에서는 목주름이 아름다움의 척도가 되고 나이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다 보니,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을 반영해 목주름 예방 크림이 유행할 정도이다.

그런데 2010년 탈북한 신의주 출신 최진희 씨는 북한여성들은 목주름 같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 "목주름이 있든 없든 아름다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여성들은 장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튼튼함만 있으면 된다."

3. 가는 다리

가는 다리도 마찬가지이다. 남한에서는 청바지가 다리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핏이 유행하기도 한다. 가는 다리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는 반면, 북한에서는 다리가 가늘면 튼튼하지 못한 여자로 여긴다고 했다.

최진희 씨는 "다리가 가늘면 '오리대 다리'라고 놀림을 받는다"고 했다. 오림대(오리대)란 나무를 가늘고 길게 켠 막대기를 일컫는다. 즉 '젓가락 다리'라고 놀림을 받는다는 것.

"북한에서는 다리가 굵어야 아이도 잘 놓고 또 짐도 거뜬하게 들 수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 남한에서는 젓가락 다리라고 했을 때 기분 나쁘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다리가 가늘다는 칭찬으로 생각한다.

4. 쇄골

북한에서는 쇄골도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니다. 탈북민 김정화 씨는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를 시청했는데 드라마 속 여자주인공의 움푹 파인 쇄골이 이상하게 여겨졌다고 했다.

'남한 사람이 저렇게 못 먹을 리 없는데 왜 저렇게 삐쩍 말랐는가'라고 의문을 여겼다는 김정화 씨는 "북한에서 쇄골은 제대로 끼니를 에우지 못한 사람들의 안쓰러운 뼈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물도 담을 정도로 움푹 파인 쇄골을 만들기 위해 '예쁜 쇄골 만들기 운동'을 하는 남한 여성들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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