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김정은이 집권 후 사치품 수입과 자신의 가계(家系) 우상화 사업에는 막대한 돈을 퍼붓는 반면 근로자들의 임금 착취 등 인민생활 개선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이 집권이후 2012년 한 해 사치품 수입에 6억 4,580만 달러(남한돈 6,870억원)를 썼다며 이는 김정일 집권 때 사치품 수입비인 한해 평균 3억달러의 두 배나 되는 금액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돈은 김정은 전용 영화관 건립을 비롯해 벤츠 차량, 최신 음악기기, 최고급 피아노, 호화 요트 등 최고급 사치품을 외국으로부터 구입하는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선수 출신으로 북한을 네 번 다녀온 데니스 로드먼은 최근 ‘김정은의 초호화 전용섬에서 파티와 제트스키, 승마를 즐겼다.’며 ‘그가 누리는 호화생활은 세계 최고 갑부도 놀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은 그동안 김일성, 김정일 등 자신의 가계와 관련된 동상과 벽화, 영생탑 등 우상화 시설물 141건을 새로 건설하거나 개, 보수 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금액이 2억 달러 정도로서,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하던 2012~2011년 2년간의 72건에 비해 배가 늘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의 한해 사치품 6억 4,580만 달러는 북한의 4년치 식량해결 비용에 해당되며 가계 우상화 비용 2억 달러는 중국산 옥수수 140만 톤 수입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사치품과 우상화 비용을 식량구입에 썼다면 북한주민의 식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북한정부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을 각종 명목으로 착취해 왔습니다. 2013년 4월 기준으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최저 월급은 67.05달러이고, 각종 수당과 성과급을 합치면 130달러에 이르는데 북한당국은 이 중 약 40%를 사회보장, 출퇴근 등 혜택제공 명목을 내세워 떼어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나머지 급여도 달러가 아닌 북한 화폐로 지급하는데 이때 환율을 제멋대로 부풀려 대부분을 착취함으로써,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임금으로 장마당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쌀 2~3kg정도이며, 이는 2달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착취의 차원을 넘어 근로자들을 노예로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김정은은 재작년 북한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주민생활 향상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런 그가 2년 동안 해온 일이 이 지경이라면 김정은 통치에 의한 경제회복과 주민생활 개선을 위한 기대는 아예 포기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김정은이 인민생활 개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이런 소모적인 사업에 돈을 쓰기보다 북한경제 건설에 필수적인 철도와 도로,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예산을 투입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추가로 건설한 도로는 4km, 철도는 5km, 발전용량 확충은 3만kw에 그침으로써, 김정일 시대 때 보다 약 7배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보다 더 포악스럽고 세상물정 모르는 독재자라는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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