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 대홍단읍에서 한 전봇대에 ‘배고픈 사회주의가 정말 싫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자본주의가 좋아!’라고 쓴 낙서가 발견돼 한때 군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고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18일 밝혔다.

NK지식인연대의 북한소식통에 따르면 이 ‘불순낙서’로 비상이 걸린 대홍단군 보위부에서는 본인 스스로 낙서를 지우면 죄를 묻지 않고 용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보위부는 그러면서 낙서가 적힌 전봇대 주변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다음 날 낙서는 지워졌다. 몰래카메라에는 어른이 아닌 14세 최모양의 모습이 잡혔다고 한다. 최양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난달 27일 저녁 체포돼 양강도 보위부로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NK지식인연대는 대홍단군 보위부가 이번 사건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주민 입단속을 철저히 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지방 간부가 중앙의 문책을 피하기 위해 조용히 사건을 처리하고 덮는 경우가 많다.

NK지식인연대는 이번 사건이 ‘없는 것(못사는 것)’이 ‘원수’라는 말이 일반화될 정도로 정부에 대한 원망이 극에 달한 북한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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