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무라 日 동북아경제硏 부장

 
 
미무라 미쓰히로(三村光弘·45· 사진) 일본 동북아경제연구소 연구부장은 "북한 사람들은 자존심이 몹시 세다"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은 북한 사람들이 정말로 달라질 때까지 시간을 들여 기다려주는 인내력"이라고 말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로 평양에 여러 차례 다녀온 미무라 연구부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진 '돈의 힘'은 정말 크다고 생각하지만 돈의 힘이 있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對北)정책도 바꿨기 때문에 햇볕정책이든 상호주의든 효과를 볼 수 없었다"고 했다.

미무라 부장은 "남한 기업이 북한에 투자할 때 '돈을 줬으니까 고개를 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남한이 투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이윤을 위해서인데 어째서 고개를 숙여야 하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 사람들은 '북한이 조금 더 고개를 숙이면 도와줄 텐데 왜 이렇게 뻣뻣할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북한 입장은 전혀 다르다. (남한 체제가) 이겼으니까 진 (북한) 쪽을 포용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무라 부장은 "북한 사람들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궁극적 (남북문제) 해결책은 통일'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다만 남한이 더 잘산다고 해도 남북이 대등한 입장에서 통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잘사니까 너희가 따라오라'고 해서는 통합이 되지 않는다"면서 "남북한은 형제이기 때문에 오히려 (북이) 자존심을 세우고 화를 내는 측면이 있으니 남한이 먼저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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