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통일 후 우리 민족의 경제 발전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 남한의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경협이 막히고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 제재 강화로 인해 경제침체가 가중되자 북한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더욱 매달려 왔습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2012년 88.3%로 9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무연탄과 철광석 등 광물 자원을 중국에 헐값에 팔고, 원유, 곡물, 중간재, 생필품 등을 수입하는데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2년 대중 무역적자는 10억 4,300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북한 광물 자원 수출 물량의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북한 경제가 중국 경제에 예속된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 진출한 외국기업 351개 중 중국 기업이 205개인데 그 중 북한 지하자원 관련 기업 89개 중 중국 업체가 80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 들어 중국 부동산 업자와 기업 등에 신의주 지역 땅 매각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중국 정부와 공동개발 하는 나진, 선봉이나 황금평 등 특구가 아닌 시내 부지를 50년간 토지 이용권 임대 형식으로 매각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중 관계 악화로 경제가 더 어려워지자 부동산까지 내다파는 고육지책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통일한국의 경제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민족이 통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적 번영입니다. 남한의 우수한 기술, 풍부한 자본과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 우수한 노동력을 결합할 경우 통일한국의 경제는 경이적인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금, 은, 동, 철,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200여종의 광물이 매장돼 있으며 그 잠재가치는 남한 돈으로 7,000조원으로 추정되는 지하자원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이 귀중한 지하자원이 중국 쪽으로 거의 다 넘어갈 경우 통일 후 북한지역은 껍데기만 남아있는 황폐화된 땅으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특히 세계 모든 나라가 산업발전에 필요한 자원확보를 위해 자원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지하자원이 이처럼 허무하게 사라진다면 북한 주민은 물론 우리 민족 전체의 이익을 박탈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최근 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30~40년 내에 국민 총생산규모(GDP)가 프랑스와 독일, 나아가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에 매장된 풍부한 지하자원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의 대중 경제 예속은 정치적 예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핵문제로 인해 정치적으로 북한과 중국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제난 때문에 북한이 어쩔 수없이 중국에 매달린다면 북한은 중국의 속국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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