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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아프리카 難民보다 끔찍한 北인권… 침묵할 수 없었다"[北과 단교한 '아프리카 法治 1위국' 보츠와나… 이안 카마 대통령 인터뷰]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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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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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죽는 아이들·수용소…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안돼
惡은 善이 가만히 있을때 승리… 유엔·국제형사재판소 통해 北인권 알리고 바로 잡을 것"

 "주민을 학대하고 국제 행동 규범을 묵살하는 북한과는 외교 관계를 원치 않는다."

지난달 19일 북한과의 단교(斷交)를 전격 선언한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이안 카마(61) 대통령은 13일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 탄압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372쪽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지 이틀 만이었다.

인구 200만명의 소국(小國)인 보츠와나는 1966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 민주주의와 법치(法治)가 잘 이뤄지는 나라로 손꼽힌다. 다음은 카마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인권을 문제로 북한과 단교를 선언한 국가는 보츠와나가 처음이다. 단교 선언은 어떤 의미가 있나.

"최근 몇 년간 보츠와나 정부는 북한이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해왔다. 유엔이 발표한 북한 인권보고서는 단교의 결정적 계기가 됐을 뿐이다. 김정은 정권이 자행하는 조직적인 주민 학대는 반(反)인권적 범죄의 수준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절대로 용납되어선 안 된다. 이번 단교 선언은 보츠와나가 추구하는 인권 존중과 국제 규범 준수의 가치가 반영된 것이다."

―국교를 유지하면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

"보츠와나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의 영향력이 미치는 다른 나라였다면 달리 행동했을 것이다. 보츠와나는 유엔 인권위원회나 국제형사재판소(ICC) 등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인권 환경을 알리고 바로잡는 데 지속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다."

―단교에 대해 반대 여론은 없었나.

"특별한 반대 여론은 없었다. 인권이 존중되고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유엔이 발표한 북한 인권보고서 중 어떤 내용이 가장 충격적이었나.

"1997년 대기근 당시 수만 명의 북한 어린이가 굶어 죽은 것이다. 당시 북한은 고아들을 강제로 피난소에 보냈는데, 피난소마저도 아이들에게 줄 식량이 없었다. 이 때문에 '피난소에 가느니 거리를 떠도는 게 굶어 죽지 않는 길'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아프리카 난민보다 북한 주민의 상황이 더 열악하다고 느꼈다. 북한이 8만~12만명에 이르는 정치범을 '죽음의 캠프(감옥)'에 가둔 점과 주민을 상대로 주입식 사상 교육을 하는 점도 충격적이었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들이다."

―한국에는 일부 정치인을 비롯해 북한 인권 문제에 눈감은 세력이 존재한다.

"악은 선한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승리하는 법이다. 침묵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란 것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북한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내가 주제넘게 한국 정부에 뭐라고 당부할 입장은 아니다. 다만 약속은 하나 할 수 있다. 보츠와나는 북한과의 어려운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한국 정부에 끊임없이 지지를 보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향후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父子 대통령' 이안 카마]

보츠와나의 독립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인 세레체 카마(1921~1980)의 아들로 보츠와나 최초의 '부자(父子) 대통령'이다.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츠와나족(族)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고국에서 인권운동을 벌이다 영국으로 쫓겨난 뒤 영국 여성과 결혼해 카마를 낳았다. 서양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카마는 영국 왕립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츠와나로 돌아와 공군으로 복무했다. 1998년 정계에 입문해 같은 해 부통령에 임명됐고, 2008년 4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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