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는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여성용 한복지가 중국국경 지역에서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글이 한자라도 씌어있으면 남한산 제품으로 취급하여 통관을 불허하는 북한 세관도 옷감에는 한글표기가 없기 때문에 통관에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의 최대 접경도시 중국 단둥과 북한을 오가며 장사를 하는 보따리 상인들이 물건 구입을 위해 많이 찾는 선양의 우아이(五愛) 도매시장 주변에는 적지 않은 남한산 (여성용) 한복지 상점들이 북한 손님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한복을 구매할 일이 없기에 얼핏 봐도 이 상점들은 북한 손님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해관 근처의 한 한복지 상점 주인은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 10년이 넘었다”면서 “옷감은 모두 한국제품”이고 “고객은 거의 대부분이 조선 손님”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성용 한복지 한 벌 값이 7~800위안부터 4,000위안을 훌쩍 넘는 제품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꽃무늬의 한 복지들이 고객을 유혹합니다.

얼핏 보아 다른 옷감과 비슷한데도 유난히 값이 비싼 제품은 손으로 수를 놓은 제품들입니다.

상점 주인은 “이 옷감들은 한국산 이기는 하지만 수를 놓은 것은 조선 여성들”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남한산 옷감이 북한으로 유입되어 북한 여성들이 수를 놓은 다음 다시 남한으로 갔다가 중국으로 유입되어 비싼 값에 도로 북한으로 팔려나간다는 겁니다.

북한과 개인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 단둥의 주민 소식통은 “남한의 한복지 업자들 중에는 여성용 한복지를 신의주에 은밀히 유입시켜 북한 여성들이 수를 놓는 임가공 업자들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한복지 한 벌에 수를 놓는 임가공비는 10달러 이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에서는 여성들의 결혼 예복과 행사복으로 꼭 갖추어야 할 한복은 아랫동네(남한) 제품을 최고로 치기 때문에 돈이 있고 형편이 되는 사람들이 남한산 한복지의 주 수요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중을 드나들며 장사를 하는 보따리 상인들 말고도 친척 방문 등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사사 여행자들 중에도 아랫동네(남한) 한복지를 구입해 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구매품 중 상당수는 여권을 해주면서 간부들이 내려 메기는 숙제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점점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여성용 한복지이지만 북한 여성들의 남한산 한복지 사랑은 여전한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있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한복지를 선물하면 매우 좋을 거라는 것이 중국 내 대북 관측통들의 얘깁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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