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아시안리더십 컨퍼런스가 열렸다.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아시안리더십 컨퍼런스가 열렸다.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태경기자

3일 조지 W 부시(67) 전 미국 대통령은 조선미디어그룹이 주최한 ‘제5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국제관계전문가인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질의응답 방식으로 북한과 통일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먼저 부시 전 대통령은 한국 사회가 통일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은 좋은 것이지만, 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렵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이 이 주제에 대해 개방적으로 논의하고,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여전히 악(evil)은 존재한다”면서 “민주주의의 확산이 이 같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일본은 이전의 적(enermy)이 동맹으로 바뀐 훌륭한 예입니다. 제 아버지(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는 군인으로 일본과의 전쟁에 참여했는데, 지금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입니다. 민주화가 적을 동지로 만든 것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이제 삼성 같은 훌륭한 기업들이 많은 세계 8위 경제 대국이 됐습니다.”(조지 W 부시)

북한의 핵문제 등 무력 도발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사일을 쏴도 아무 것도 얻을 게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미국이 이란에 시행했던 것 같은 경제 제재가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 첩보원이 알아낸 사실 중 하나는, 시리아에 북한 원자로와 동일한 원자로가 있다는 것”이라며 “기술 이전을 통해 돈을 벌 수 없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통일 시점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먼저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달라져야 하며, 북한 주민 사이에서 민주주의와 개방 경제에 대한 인식이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은 “고모부를 얼마 전에 죽인 인물이 권력을 포기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재임(2001~2009년) 기간 당시 북한 핵 문제 협상을 위한 6자회담(한국·북한·미·중·러·일)을 시작했다. 북한 인권 개선 문제도 수차례 지적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쓴 책을 읽고,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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