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타 前 美국방장관 방한… "콘퍼런스 굉장히 기대"
김정은이 저지를 최악 실수는 韓美동맹 약하다 착각하는 것
가족 처형, 인권 무시하는 金… 할아버지·아버지 길 따라가
통일 한국, 계속 美 친구 될 것

미국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리언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위협 중 하나"라며 "북핵 위협은 여전히 내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이어 2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김정은이 앞으로 5년 안에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한국과 미국의 유대가 강하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위협하는 상황이지만 한·미 동맹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감색 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활기찬 모습으로 수행원 2명과 함께 입국장에 들어섰다. 그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가 굉장히 기대된다"고 했다. 또 "통일 과정에서 민주주의 원칙이 존중되고, 통일 한국 정부가 여전히 '미국의 친구'이며 무역 파트너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한·미 양국이 안보·외교의 강력함을 유지하는 것이 한반도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3~4일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이 5년 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한·미 유대가 강하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한 기자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3~4일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이 5년 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한·미 유대가 강하지 않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한 기자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고,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며, 모든 국제 규범을 어겨가며 새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북한의 불안정한 새 지도자는 도발을 다시 감행하는 도박을 하며 한국·미국에 심각한 도전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명백해 보인다."

―북한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지 2년이 지났다. 그를 어떻게 평가하나.

"CIA 국장, 국방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몹시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북한 최고 지도부가 정확히 뭘 생각하고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행동을 보면 불행하게도 (김정은은) 아버지(김정일)나 할아버지(김일성)의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자기 가족도 잔인하게 처형했고, '인권'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동북아와 세계 질서에 큰 위협과 우려가 되고 있다."

―북핵 문제, 나아가 통일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이 평화적 길을 택하고 개혁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데 중국이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한·미가 계속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분명 긴 역사가 있지만, 중국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한·일 관계가 매우 안 좋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사건 등으로 인해 한국인이 일본에 분노하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도 이 지역의 모든 나라가 협조해서 나아갈 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반도 통일 이후 주한 미군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보나.

"미군이 예산을 감축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통일 한국이 계속 가까운 친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네타는 누구] 백악관 실장·CIA국장 지내… 빈라덴 사살 작전 이끌기도

리언 파네타(75) 전 미국 국방장관은 1938년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미 연방 하원의원(8선)을 거쳐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1994~1997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2009~2011년)을 지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국방 장관으로 재직했다.

국방장관 시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작전을 총괄했고, 부상한 참전 군인과 가족의 보상 문제 해결에 힘썼다. CIA 국장 시절인 2011년 5월엔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제로니모(Geronimo·빈 라덴을 지칭하는 CIA의 암호명)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