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한·중 수교 직후 백두산 관광 열기가 뜨거웠다. 연변에서 용정·화룡·이도백하를 거쳐 구불구불 흙길을 한나절 넘게 달리는 여정이었지만 백두산 자락만 보여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천지를 내려다보는 정상에서 누군가 태극기를 꺼내자 모두 "대한민국 만세"를 불렀다. "만주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백두산을 넘어 요동반도와 만주 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인을 떠올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중국 당국이 한국인 관광객을 부쩍 감시하게 된 것이 그 즈음이었다. 천지에서 태극기를 꺼낼라치면 중국 보안 요원이 재빨리 압수해 갔다. 연변에서 열기로 한 한국 가수 공연도 갑자기 취소됐다. 훗날 조선족 동포 학자가 사정을 얘기해줬다. 중국에 온 한국인들이 조선족과 어깨동무를 하고 "만주는 우리 땅"을 외친다는 얘기에 공산당 지도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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