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자원 잠재가치 남한의 24배…
양질의 IT 전문인력 ‘3만명’ 달해


통일은 열악한 북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고, 남한에게는 북한이 가진 일부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북한이 가진 강점 중 대표적인 것이 풍부한 지하자원과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가치는 엄청나다. 마그네사이트와 아연 등 북한의 8개 광물의 매장량은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매장량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광산물 수출은 전체 수출의 6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산광산은 노천광산으로 지상에서 퍼 담으면 된다(왼쪽). 북한은 중학교 때부터 영재를 대상으로 IT교육을 실시한다. 2009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중학교를 방문해 컴퓨터실을 둘러보고 있다.
무산광산은 노천광산으로 지상에서 퍼 담으면 된다(왼쪽). 북한은 중학교 때부터 영재를 대상으로 IT교육을 실시한다. 2009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중학교를 방문해 컴퓨터실을 둘러보고 있다.

북한 지하자원 잠재가치 6000조원 상회

북한 지하자원의 잠재가치는 6조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2013년 8월 발표한 ‘북한 지하자원 매장량’ 보고서에서 “2013년 8월 현재 북한의 주요 지하자원인 16개 광물의 잠재가치는 2012년 하반기~2013년 상반기 국제거래가의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5조7503억달러(6586조원)”라고 추정했다. 북한에서 잠재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 광물은 석탄(3조7720억달러), 마그네사이트(1조4555억달러), 철광석(3375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석탄은 덕천·용등탄광 등 36개 광산에, 금·철광석·동은 각각 13개 광산에 매장돼 있다. 광물이 땅 위에 드러난 노천광산도 많다. 북한의 용양 마그네사이트 광산과 무산광산(철광석)은 지상에서 퍼 담으면 되는 노천광산이다. 무산광산의 광구 면적은 130㎢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이른다.

 
 
북한 지하자원의 잠재가치는 남한(2397억달러)보다 24배가량 크다. 북한 철광석의 가치는 남한 철광석의 75배에 달한다. 마그네사이트, 니켈, 망간, 인회석, 형석은 남한에는 없어 100% 수입하고 있는 광물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400억달러가 넘는 지하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지하자원에 대해 중국이 독점적 지위를 굳히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은 68억9100만달러에 달하는 지하자원을 북한에서 수입했다.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철광석은 남한 전체 매장량의 32%에 달한다. 통일 이후 북한의 지하자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도 북한 광산 개발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통일 이후 북한에서 광물을 직접 조달할 경우 공급 안정과 함께 수송비를 대폭 줄이고, 국제 광물 가격 급등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글로벌 자원전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 SW 인력 실무 보완하면 역량 발휘

북한 투자의 매력 요인으로는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노동력이 우선 꼽힌다.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는 “남한에서는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지만 북한에선 양질의 젊은 인력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한민족의 특성도 그대로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7년 평양에서 치킨집 ‘락원닭고기전문점’을 운영했던 최원호 맛대로치킨 대표는 “북한 인력의 수준이 남쪽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다”며 “공동 투자를 했던 락원무역 직원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데 열악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정보기술(IT) 부문에는 우수인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1년부터 정보산업과 과학기술산업을 통한 경제 도약을 강조해 왔다. 실제 북한은 IT를 통해 경제를 단번에 회생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단번 도약’이라고 이름 붙였다. 자본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보다 고급 두뇌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추진이 가능한 소프트웨어(SW) 분야를 선택해 내부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 체제의 급격한 개혁 없이도 경제를 재건할 수 있는 길은 IT라고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은 150여개 중학교(우리나라의 중·고교를 합친 과정) 중 최고 우수 학교에서 IT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김일성종합대학·김책종합대학·평성리과대 등에서 국가적으로 우수 인력을 양성한다. 또 조선컴퓨터센터(KCC)·평양정보센터(PIC) 등 30여개의 센터와 연구소를 통해 SW 개발 능력을 키우고 있다.

북한에서 이렇게 양성된 양질의 SW 인력만 3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공지능과 정보처리 분야의 전문가들과 주로 외화 획득에 기여할 수 있는 게임·언어처리·애니메이션 등의 인력들이다. 하지만 일할 곳이 없어 대부분의 인력들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대도시에서 SW 개발 일거리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남한 SW업체들은 IT 인력 부족으로 인도 등 해외에서 전문인력을 들여오거나, 중국 IT업체 등에게 해외용역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북한의 SW 인력은 기초는 탄탄하지만 현장 실무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보완하는 단기간의 교육만 거치면 상당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SW 개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의 활용은 우리나라 SW 산업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의 선진화된 IT와 북한이 가진 우수한 IT 인력을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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