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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딸 얼굴 못보고 하염없이 눈물만…가지각색 상봉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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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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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지 몰라 대문 잠그지 않고 살았던 어머니
의용군 끌려가 죽은 줄 알던 오빠와 누이도 상봉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23일 가지각색의 사연을 품고 첫 단체상봉에 나서 60여년만에 가족들을 만났다.

이날 오후 3시7분부터 오후 5시까지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이산상봉 단체상봉에는 북측 상봉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이 60여년 만에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눴다.

북측 남궁렬(87)씨는 꿈에 그리던 딸 남궁봉자씨를 만났지만 터져 나오는 슬픔에 차마 얼굴을 보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북에서 낳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상봉장으로 들어온 남궁렬 씨를 보자 남궁봉자 씨는 바로 일어나 아버지를 붙잡았고 곧 서로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남궁렬 씨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남궁렬 씨는 딸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계속 조카들만 보며 "니가 둘째니? 셋째니?" 묻고 조카들은 이북 아들에게 "잘 모셔줘 고맙다"라는 말만 연거푸 했다.

딸은 행여 아버지 얼굴을 놓칠세라 줄곧 아버지 얼굴만 바라보다 아버지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손을 잡고 대화를 시작했다.

남궁렬 씨는 "엄마 많이 보고 싶었어요?"라는 딸의 물음에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꿈결에 너 엄마 꿈에 한 번 만나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남궁렬 씨는 "한 번이라도 꿈에 나타나면 꼭 그 이튿날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 진짜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었다"고 5년 전 세상을 뜬 아내를 회고했다.

북측 전영의(84)씨를 기다리던 여동생 김경숙(81)씨는 오빠 전씨가 북에서 낳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상봉장 안으로 들어서자 여동생 권영자씨와 함께 벌떡 일어나 "오빠"를 불렀다. 두 여동생과 오빠는 테이블 앞에 선 채 서로 얼싸안고 오열했다.

테이블에 앉은 전 씨와 두 여동생은 손수건을 꺼내 계속 눈물을 훔쳤지만 눈물은 그칠 줄 몰랐고 두 여동생은 "엄마가 오빠 나가시고 대문을 안 잠그고 살았어요"라며 흐느껴 울었다.

전 씨는 "어머니! 내가 언제 올지 몰라 대문을 안 잠그고 살았단 말이오"라며 눈물을 쏟아냈고 세 남매는 부여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전쟁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오빠 신덕균(86)씨가 죽은 줄 알고 상봉 신청조차 안 해놓은 여동생 신수석(79) 씨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남측 동생들은 "오빠가 우리를 찾는다고 해서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며 "왜 여태 있다가 이제사 연락이 왔는가 몰라"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신 할아버지는 가족 사진과 함께 훈장을 가득 단 옷을 입은 자신의 사진도 가져왔다. 큰딸 명숙씨는 "사회에서 받은 훈장이다. 일하면서 공로를 세워 받은 상"이라고 소개했다.

5명의 남측 조카들과 해후 한 김민례(87) 할머니는 유난히 고운 얼굴로 시선을 끌었다.

김 할머니는 전쟁 당시 서울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으로 현재 북한 엘리트층에 속한다. 함께 북한으로 간 남편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후 북한 농업대학 교원으로 활동했다. 아들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맏아들 기철종(60)씨는 현재 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김 할머니의 조카 전혜자(80)씨는 이모를 보고 "이모"하고 울 듯 소리쳤다. 전 씨는 "이모 옜날하고 하나도 안 변했네. 고운 얼굴 그대로야"라며 울 듯 대화를 이어갔다.

김 할머니의 아들 기 씨는 "진정하고 얘기합시다"고 전 씨를 진정시키다 본인의 눈시울도 벌개지며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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