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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라도 네 엄마 봤으면"… 딸 "너무 늦어" 울먹[2차 이산가족 상봉… 南측 357명·北측 88명이 만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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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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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물 부모님 묘소에 떨어져 금잔디 나게 해달라 빌었어"
"큰형은 국군으로 갔는데 둘째형은 인민군 끌려가…"
"어머니, 내가 언제 올지 몰라 대문 안잠그고 살았단 말이오"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가 23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북측에서 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88명이 남측의 가족 357명과 만났다. 남측 가족 중 절반 이상은 이날 만난 북의 가족에 대해 "전쟁통에 인민군에 끌려갔다"고 했다.

◇60여년 만에 만난 부녀

남측의 남궁봉자(61)씨는 돌 무렵 헤어진 북측 아버지 남궁렬(87)씨를 60여년 만에 만났다. 봉자씨가 "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잘 못 알아보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너희 엄마는?"이라고 물었고, 딸은 "5년 전 돌아가셨다"고 했다. "엄마 많이 보고 싶었냐"고 딸이 묻자 아버지는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꿈결에 네 엄마 한 번 만나면…, 꿈에라도 한 번 만나봤으면 간절해"라고 말했다. 딸은 "너무 늦어서…"라며 울었다. 남궁씨가 북에서 재혼해 낳은 아들 성철씨는 "수령님이 잘 돌봐주셔서 (아버지가) 이렇게 건강하다"고 말했다.

   
▲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 첫날인 23일, 북한 고성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단체 상봉에서 남측 가족인 남궁봉자(왼쪽)씨가 북측의 아버지 남궁렬씨를 만나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뉴스1
북측 오빠 전영의(84)씨를 만난 동생 경숙씨는 "엄마가 오빠 나가시고 대문을 안 잠그고 살았다"며 흐느꼈다. 오빠 전씨는 "어머니! 내가 언제 올지 몰라 대문을 안 잠그고 살았단 말이오"라며 통곡했다. 오정분씨는 북측 오빠 원근(81)씨를 만나자 "그때 작은집에 간다 그랬는데 왜 안 돌아왔느냐"며 울먹였다.

경기도 수원이 고향인 북측 박재선(80)씨는 동생 재희씨를 만나 "부모님께 밥 한 그릇 대접 못하고 밭고랑 하나 매어 드리지 못하고…"라며 "아까 흘린 내 눈물, 부모님 묘소에 떨어져 금잔디 나게 해 달라고 속으로 빌었어"라고 말했다. 북측 김휘영(88)씨는 여동생 종규(80)씨를 만나 동요 '고향의 봄' 가사가 적혀 있는 가족사진을 보여주면서 "항상 사진을 보며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큰형은 국군, 둘째 형은 인민군"

신선균씨는 북측의 둘째 형 덕균(81)씨를 만났다. 신씨는 "6·25 때 큰형은 국군으로 갔는데, 둘째 형은 인민군에 의용군으로 끌려가 죽은 줄 알았다"고 했다. 이종신(74)씨를 만난 북측 형 종성(84)씨는 "고향은 그대로 있는 게냐"고 물었고, 동생은 "제주는 '시'가 됐다. 형님이 돌아가신 줄 알고 묘비까지 세웠다"고 답했다.

북에 사는 형 김병문(83)씨를 만난 병룡씨는 "내가 초등학생 때 엿을 몰래 빨다가 형님한테 걸려서 호되게 야단맞았다. 나중에 형님이 안됐는지 다시 엿을 하나 손에 쥐여줬다"고 말했고 형은 기억난다며 웃었다. 64년 만에 북측 언니 홍석순(80)씨를 만난 동생 명자(65)씨는 "언니가 의용군으로 끌려간 약혼자를 따라 북으로 간 후 무당들이 다 '죽었다'고 해서 두 사람을 영혼결혼식까지 시켜줬다"고 했다.

이산가족들은 단체 상봉에 이어 남측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서 다시 만났다. 누나 이남희(85)씨와 저녁을 들던 북측 동생 승근씨는 "이렇게 매일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측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만찬사에서 "우리는 북남 관계 개선을 위한 '중대 제안'을 내놓았으며 그를 실현하기 위한 첫출발로 흩어진 가족 상봉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1차 상봉 때도 만찬사를 했지만 '중대 제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남측 기자 1명 한때 입북 거부당해

북한은 이날 남측 공동취재단에 포함된 기자 1명의 입북(入北)을 한때 거부했다. 북측은 12시쯤 통관(通關) 과정에서 해당 기자의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봤고, 북한인권법 관련 황진하 의원의 보도자료 파일을 발견했다. 북측은 이를 문제 삼아 해당 기자에게 서면 사과를 요구하다 오후 4시쯤 남측 CIQ(출입사무소)로 돌려보냈다. 이후 당국 간 협의 끝에 해당 기자는 밤 10시쯤 다시 입북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지난 1차 상봉 행사(20~22일)에서 남측 사촌형을 만난 북측 양상환씨가 "형님을 만나니 반가움에 앞서 우리 민족을 분열시킨 미제에 대한 분노가 더욱 뼈에 사무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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