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수용소 간수 출신 탈북자 안명철씨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UN과 국제인권단체 관계자들에게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 유린에 관해 증언한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인권 감시기구 ‘유엔워치(UN Watch)’는 안씨가 오는 25일 열릴 제6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증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권 탄압이 심한 나라들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한 자리로, 20여개 국제인권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안씨는 북한 함경북도 회령 22호와 종성 13호 정치범 수용소 경비·운전병 출신이다. 1994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그는 수용소에서 무고한 북한 주민들이 어떤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는지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안씨는 이번 증언에서 UN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 권고 내용과 관련된 수용소 내 참상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예정이다.

유엔워치는 안씨의 증언이 북한 인권 유린 피의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 처벌해야한다는 내용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씨는 과거 정치범 수용소에 근무할 당시 북한 당국이 수감자들을 북한의 핵기지 건설에 동원했고 이를 비밀로 하기 위해 동원됐던 수감자들을 처형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안씨의 이번 증언은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유엔워치는 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UN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가 내달 3일 열리는 제25차 UN 인권이사회에 제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탈북자가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증언한 것은 올해로 5년 째다. 그동안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난 탈북자 신동혁씨를 비롯해 함경남도 요덕수용소 출신 정광일씨,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주일 유럽조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이 증언했다.

작년엔 신동혁씨와 함께 요덕수용소에 있었던 탈북자 강철환씨가 북한의 인권 탄압에 대해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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