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최남순(64)씨는 20일 북한에서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측의 이복동생들을 찾아나섰지만 상봉장에 나타난 이는 형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밝혀져 망연자실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최남순씨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을 통해 북에서 온 최덕순(55)씨, 최경찬(52)씨, 최경철(45)씨를 만났다.

당초 남순씨는 북한에 머물던 아버지 최종석(92)씨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최씨의 자녀라는 3명과 만나기로 했고 이날 마침내 얼굴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북에서 온 덕순씨 등이 자신들의 아버지라며 건넨 사진을 받아든 남순씨는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낯설기만 했다. 남순씨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덕순씨 등과 나눈 후 "아무리 봐도 내 아버지가 아니다"라며 허탈해했다.

이후 남순씨와 동반가족은 "우리 가족이 아니다"라며 상봉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덕순씨 등 북측 3명은 확인을 위해 좀더 기다려보자는 반응을 보이며 상봉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이들의 형제관계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이왕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의형제를 맺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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