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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 끝나면 식량·비료지원 문제 北과 논의[3년4개월 만의 이산가족 상봉… 南北 관계 돌파구되나]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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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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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제난 해결 의도
잇단 韓·美 군사 훈련에도 이례적으로 중단 요구 안해
금강산 관광 재개 요청 가능성

-국제적 고립 탈피 목적도
중국과 관계 복원하고 美와 核협상 재개 위한 신호

북한이 5일 우리 측 요구를 수용해 한·미 연합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이전 이산가족 상봉에 전격 합의한 것은 자신들이 처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끝난 후 식량·비료 지원 등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를 북측과 논의키로 했다. '선(先)상봉 후(後)지원' 방침인 것이다.

◇식량 지원이 1차 목표

5일 체결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합의문은 그 시기와 방법 등을 규정한 제1항보다 '인도적 문제' 협의를 규정한 제2항이 핵심이다. 남북은 제2항에서 '상봉 행사 개최 후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을 개최해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고 합의했다. 정부는 '인도적 문제'의 예로 국군 포로, 납북자 문제 등 우리 측이 원하는 사안을 예로 들었지만 핵심은 남에서 북으로 가는 경제적 지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 품목은 구체적으로 협의되거나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상봉 결과 등에 따라서는 식량·비료 지원 문제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 5일 오전 판문점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실무 접촉 전체회의에서 우리 측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오른쪽)과 북측 박용일 조선적십자사 중앙위원이 회담 직후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은 올해 식량 사정이 악화될 전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버지 김정일도 감히 못 했던 군량미 방출을 김정은이 작년에 2번이나 했다"며 "올해 또 풀 경우 군부의 반발이 거셀 것이기 때문에 올해 식량 사정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장성택 처형으로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식량 부족은 자칫 정권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외자(外資) 유치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외화 벌이를 위해서는 남북 관계 개선이 필수라는 점도 회담 성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외화가 걸려 있는 특구 개방이나 금강산 관광 등을 위해 남북 대화의 끈을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북한의 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평양 살림집 등 대규모 건설 사업으로 사회적 자원이 고갈된 상태다. 김정일로부터 물려받은 통치 자금도 상당 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행사 후 북한은 '이번엔 우리가 양보했으니 다음엔 당신들 차례'라며 금강산 관광 등을 요구할 것이고 이 경우 우리 정부가 거부할 명분이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국제적 고립 탈피 목적도

내부적 경제난뿐 아니라 대외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들였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해 '전술적·제한적 진정성'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소원해진 중국과 맺은 관계를 복원하고 미국과 핵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 국제사회에 지속적인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말이 아닌 행동'을 요구하며 남북 관계 개선을 주문해 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산 상봉을 거부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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