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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김정은 리더십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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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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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가을 평안남도 남포시를 현지 지도하러 가던 중 일정을 변경하여 인근 축산 농장을 방문하였다. 외부인의 방문에 놀란 돼지들이 소리를 지르며 울어 작은 소동이 발생하였다. 김정은은 농장원들이 전시용으로 갑자기 돼지를 축사에 모아 놓았기 때문이라며 농장장을 문책하였다. 그는 또 황해도를 방문하던 중 길가에 쓰레기가 많다는 이유로 그 지역 시당 비서를 전격 해임하였다. 지난 정초에는 일반 수산사업소를 방문하여 군부대 수산사업소보다 실적이 부진하다며 관련자를 징계하였다.

김정은은 거동이 불편하여 20분 이상 머무르지 않았던 김정일과 달리 현지 지도에서 최소한 한 시간 이상 장황한 지시와 계도로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해당 비서들은 최고 사령관의 다양한 발언을 받아 적느라 애를 먹는다. 어느 누구도 젊은 최고 사령관의 장황한 언급에 토를 달지 않는다.

김정일은 1980년 6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확정된 후 15년간 김일성과의 부자(父子) 공동 정권을 통해 제왕학의 노하우를 체득하였다. 반면에 준비 2년 만에 집권한 김정은은 권력의 하드웨어는 장악하였지만 소프트웨어를 작동하는 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장성택 처형 역시 숙청에 노하우가 축적된 선대들과 달리 실시간 중계방송으로 전격 처리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나 불안정성은 높아졌다.

은밀하고 조용하게 권력을 다루었던 선대들과 달리 미숙하고 과격한 김정은의 통치 리더십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김일성 리더십의 환생이다. 외모와 행동에서 '할아버지 따라 하기'로 통치의 소프트웨어를 작동하고 있지만 연출된 장면 외에는 겉돌고 있다. 현장의 관료들은 젊은 최고 지도자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 총력을 다하는 척하지만 그 비현실성에 암울해한다.

둘째, 자격지심과 열등감이다. 김정은의 현지 지도에 담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부터였다. 2013년 1월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며 담배 피우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 담배는 김정은 사진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나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그는 담배를 통해서 여유와 노련함을 과시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일천한 경험이다. 외국에서 황태자로 교육받고 평양에 돌아온 젊은 최고 지도자는 선대들과 달리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회의에서 졸았다며 군 간부들을 대거 해임한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정은에게 현지 지도는 통치의 중요한 수단이다. 정책 수립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북한에서 현지 지도는 최고 지도자와 인민이 소통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그는 국민소득 1000달러 국가의 지도자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는 조치를 남발하고 있다. 유일한 견제자였던 고모부 장성택을 숙청한 이후 그는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모든 권력이 김정은의 손아귀에 있지만 심리적 종기가 생겨 주변 인사들을 신뢰하지 않고 극단적인 평가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제2의 장성택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의 권력과 통치력이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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