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2월 장성택 총살 이후, 그의 측근 뿐 아니라 군부에 대해서도 숙청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4일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장성택 측근들에 대한 조사가 확대되면서 현재 군(軍)에서도 숙청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처벌을 받거나 심하면 총살을 당하는 군인들이 있을 것”이며 “장성택과 관련된 군에 대한 조사가 중심이지만 나이가 많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군인들에 대한 물갈이도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장성택과 관련 있는 570군부대가 최근 우라까이됐다”며 “이 부대 부대장은 처형됐고 부대 군인들도 처벌을 받거나 다른 부대로 이전조치 됐다”고 전했다. ‘우라까이’는 ‘전원 교체됐다’는 뜻으로, 북한에서 자주 쓰이는 일본말이다.

평안남도 맹산에 소재한 570군부대는 전쟁 시 서울 시가전을 준비하는 특수전 부대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게릴라전을 수행하는 몇 안 되는 특수부대로 제일 민첩하고 빠르다고 해서 '날칠공' 부대로도 불린다.

이 소식통은 “처형 당한 (570부대) 부대장은 장성택과 관련이 있었던 인물로 알고 있다”며 “소부대전(게릴라전)을 벌이는 570부대는 외부에서 많은 장비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산하에 외화벌이 기업소를 많이 두고 있었는데, 중국과의 외화벌이를 관장하던 장성택이 측근에게 이 부대를 관리하도록 지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장성택 측근들에 대한 처형은 이전과는 다르게 지방에서 소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이 부대만이 아니라 장성택 사건으로 검열을 받은 부대들에 대한 숙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장성택 처형 이후 평안북도 8군단 소속 일선 부대 대좌(대령), 상좌(대령과 중령 사이)급 부대장들 교체가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장성택과 관련된 인물들 뿐 아니라 나이가 많은 부대장들도 교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전방지역에 있는 5군단도 이같이 일선 부대장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다. 김정은이 군부대 내에 자신에게 충성을 다할 젊고 새로운 인물들로 교체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동계훈련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처럼 부대장들을 대거 교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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