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평화공세 펴면서… 9월쯤 폐연료봉 꺼낼 수 있게 준비]

2008년 냉각탑 폭파 쇼 이후 작년 8월부터 재가동 지속
韓美 "核무장 강화 예의 주시"

한·미 당국은 북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이 지난해 8월 이후 계속돼 이르면 오는 9월 이후에는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폐(廃)연료봉을 꺼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가 본격적으로 계속 가동되고 있어 이르면 9월 이후, 늦어도 올해 안에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폐연료봉을 꺼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플루토늄 6~8㎏(핵무기 1개 분량)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5메가와트 원자로는 지난 2008년 6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가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북한이 강도 높은 대남 도발 위협을 하면서 그 일환으로 재가동을 선언했다. 그 뒤 지난해 8월 미 정찰위성이 원자로에서 수증기를 포착해 가동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또 지난해 10~11월엔 원자로가 가동된 뒤 배출되는 뜨거운 온(溫)배수가 나오는 것이 위성에 포착됐고,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10월 원자로 재가동을 공식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원자로가 본격 가동된 지 1년 정도가 지나면 폐연료봉을 재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이후에는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김정은, 최근 방문했던 항공저격여단 부대원 평양 초청…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제11항공저격여단 부대원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18일과 21일 평안남도 순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대를 방문해 전술훈련을 지도했을 때 기념사진을 함께 찍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노동신문
김정은, 최근 방문했던 항공저격여단 부대원 평양 초청…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제11항공저격여단 부대원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18일과 21일 평안남도 순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대를 방문해 전술훈련을 지도했을 때 기념사진을 함께 찍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노동신문

한 소식통은 "원자로 가동 수준에 따라 폐연료봉을 꺼낼 수 있는 시기가 2~3개월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폐연료봉으로부터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일부 불능화(不能化)된 재처리 시설도 복구해야 하고 재처리 시설이 가동되면 크립톤 등 방사능 물질이 만들어진다. 재처리 시설 복구는 실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한·미 정보 당국이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재처리 시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징후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평화 공세를 지속하면서도 핵개발은 포기하지 않고 원자로 재가동 등 핵무장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걸음을 내딛는다면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교류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등 핵시설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히로시마·나가사키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위력(TNT 폭약 1만5000~2만t)을 갖는 핵무기 6~8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40~50㎏을 확보하고 있고, 고농축우라늄 핵무기 개발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원심분리기 2000대를 최대한 가동할 경우 2010년 이후 매년 고농축우라늄 30~40㎏(핵무기 1~2개 분량)을 생산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