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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도 이산가족, 우리에게도 상봉이 필요하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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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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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란 한반도통일연구원

[탈북여성 1호 박사 이애란의 북한 통신 3편]

2014년 음력설이 다가오고 있다. 민족의 대이동으로 불리는 음력설이 다가오면 가족의 생사조차 모른 채 쓰라린 이산의 고통을 삼키며 통일을 더욱더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6.25전쟁을 전후로 하여 김일성의 공산주의 독재를 피해 북한에서 대한민국으로 찾아온 실향민들과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으로 대를 이어 계속되는 수령 우상화 세습독재의 압제를 견디지 못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이다.

지금은 지구상 어디라도 전화 통화가 가능하고 편지를 보낼 수 있으며, 지구촌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북한에는 편지도, 전화 한 통도 꿈꿀 수 없다. 69년 만의 상봉조차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애꿎은 시간만 세고 있다.

수백만에 달하는 실향민들이 부모와 형제, 처자식들과 생이별한 채 70년이 되도록 생사도 모르고 속절없이 기다리다 운명을 달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살아 생전에 북한에 남겨진 가족의 얼굴 한번 보고 싶고 목소리 한번 들어보고 싶은 실날같은 희망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지친 그리움만 남겨둔 야속한 세상을 등지고 있다.

굶어서 퉁퉁 부은 식구들을 남겨둔 채 중국으로 식량을 구하러 떠났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대한민국에서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 역시, 한국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족을 찾고, 남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보내는 것이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으면서 돈이 되는 일이면 어떤 일이든 닥치는 대로 하고, 가족의 생사를 알아보고 데려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일이 잘못돼 남은 가족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면 발만 동동 구르는 일도 흔히 벌어진다.

최근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특별지시로 집단관리소라고 하는 탈북자 가족 수용소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탈북자 가족을 색출해 집단관리소로 보내는 대규모적인 숙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 외삼촌도 우리 가족이 탈북한 이후 영문도 모른 채 가족과 함께 북창 18호 정치범수용소에 강제로 끌려가 한지(寒地)에서 동사하셨다. 언제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헤어진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자신의 탈북으로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처형당하고 산간오지로 강제추방돼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되니 탈북민들의 고통과 죄책감은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북한에서 우리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한다고 통보해왔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는 이 땅의 국민이 되어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고통도 헤아려 줘야 한다.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 요청도 받아들여 북한에 제안해 주기를 바란다. 대량 탈북이 시작된 지도 이미 20년이 돼가고 있다. 탈북민들 역시 응급 치료가 필요할 만큼 격심한 이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북한의 변화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변화되도록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만 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도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게 되면 북한에서 탈북자 가족들이 더 이상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이라는 것이 그처럼 무서운 일은 아닐 것이며 북한주민들에게 압제에서 도망칠 자유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것이 북한 변화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탈북민들에게도 이산가족상봉 신청의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북한 당국에 대담하게 탈북민들의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해달라고 호소한다. 요즘 북한이 벌이고 있는 탈북민 가족 대량 숙청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란다. 탈북민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탈북민의 가족도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가 보호해야할 이들이다.

고향으로 가는 귀성길 행렬을 바라보며 머지않아 통일대박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요청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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