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여성' 기획 고마워… 평범한 여성 인터뷰도 많았으면
교과서 문제점 작년부터 잘 지적… 잘못된 기술 수정·보완 촉구해야
은행장 기재부 출신 선임 좌절시켜… 기자정신 돋보이고 대단하다 생각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조순형 전 의원)가 지난 13일 2014년 1월 정례 회의를 열고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토론했다. 조 위원장을 비롯, 김창완(가수), 안창원(서울YMCA 회장), 황주리(화가), 윤장혁(화일전자 대표), 윤석민(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석우(카카오 공동대표), 김태수(변호사), 김소미(용화여고 교사) 위원 등이 참석했다.

―신년 기획 '통일이 미래다'를 관심 있게 읽고 있다. 필연적으로 당면할 문제인데도 각종 사회 현안에 밀려서 제대로 생각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통일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추상적인 논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통일이 미래다'를 구호가 아닌 지속적인 어젠다로 삼으려면 통일 섹션을 발행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진단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

―신년 어젠다를 통일로 삼은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통일을 우선하다가 조선일보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자유와 개성, 인간의 존엄을 양보하거나 논조가 약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신년 기획 '일하고 싶은 여성 날개를 달아주자'도 워킹맘으로서 공감이 되는 고마운 기사다.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었다가 재취업을 하지 못한 고학력 여성의 경험담은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사례들이라 더 공감이 갔다.

―'일하고 싶은 여성' 기획 첫 회에 소개된 '세계 3대 컨설팅社 베인&컴퍼니 오릿 가디시 회장의 충고'(1월 1일)가 우리 현실에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고급 인력 인터뷰도 필요하겠지만 평범한 여성이 공감하는 인터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들. 왼쪽부터 이석우·윤석민·안창원·황주리 위원, 조순형 위원장, 김소미·김창완·윤장혁·김태수 위원, 이광회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주완중 기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들. 왼쪽부터 이석우·윤석민·안창원·황주리 위원, 조순형 위원장, 김소미·김창완·윤장혁·김태수 위원, 이광회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주완중 기자

―"경제단체들이 뽑은 19대 국회 '8大 황당 법안'"(1월 6일)은 적절한 지적이다. 국회의원이 기본 임무인 입법 활동에 충실하지 않아 엉터리 법들이 많다.

―국회의원은 동료 의원 10명의 서명만 받으면 법을 발의할 수 있다. 의원들은 안면이 있는 의원에게 서명을 부탁하고 그 의원은 야박하게 거절하지 못해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보고 서명하게 된다. 나중에 그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 자기가 발의해 놓고도 반대하는 의원도 있다.

―19대 국회의원 발의 건수가 8000건이 넘는다. 언론은 그중 몇 퍼센트밖에 처리가 안 됐다고 비판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황당한 법이 너무 많아 8000건이 다 처리되면 큰일 난다. 의원 발의가 많은 이유는 시민단체가 발의 건수로도 의원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익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의원들에 발의를 청탁하기도 한다.

―조선일보는 작년 6월 민주당 모 의원이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의 신상 자료를 요구하는 등 역사 교과서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지금까지 심층적으로 많은 기사를 써왔다. 8종의 교과서를 비교·분석하고 북한을 미화하는 교과서의 문제점도 팩트 위주로 잘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런 사태가 벌어졌으니 개탄스럽다.

―일선에서 교학사 교과서 사용이 논란을 빚은 가장 큰 이유는 친일적인 기술 등 문제점이 많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은 점만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교과서 기술 등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검토해 수정·보완을 촉구해야 한다.

―"'위안부가 따라다녔다' 표현 등으로 비판 자초"(1월 8일) 기사에서 그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선 고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교학사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기자정신이 돋보인다고 할까,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기사가 있었다. 경제부 이진석 기자가 기업은행 새 은행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이 내려오는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져 좌절시켰다. 결국 기업은행 출신의 권선주씨가 첫 여성행장으로 선임됐는데, 이 기자의 이런 기사가 없었다면 기재부 출신 관료가 새 은행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12월 28일 25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시리즈는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국립치매센터·복지부·치매가족·치매재활봉사자 4人이 토론한 마무리까지 깔끔했다. 반면 12월 30일 막을 내린 '서울보다 행복한 지방 强小도시들'은 마무리가 다소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해, 정치주역에게 듣는다-민주당 정세균 前대표'(1월 13일) 인터뷰 기사를 인상적으로 읽었다. 정 전 대표가 경제 돌파구는 북한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다. 기존에 다루지 않았거나 약하게 처리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려주면 좋겠다.

―"대학생들 '등록금 아까운 강의 너무 많다' 토로"(1월 4일 사회면) 기사에 공감한다. 대학을 개혁할 수 있는 힘은 언론밖에 없다. 실질적인 대학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심층적인 기획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뉴스 속 북한, 책으로 읽기'(12월 14일 북스면)는 참신했다. 북스면은 신간 서적 기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기사는 신간 서적뿐만 아니라 예전에 나온 책들까지 주제별로 제시했다. 이런 북리뷰가 지금까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는 훌륭한 기획이고 내용도 좋다. 요즘 아이들은 용어는 물론 개념조차 모른다. 옛날처럼 한자를 쓰거나 병기했으면 좋겠다. 한자 문맹 시리즈는 계속 이어가야 한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설악산 지게꾼 40년 임기종'(12월 16일) 인터뷰 기사는 그동안 명사들 위주 인터뷰와 달리 자신의 삶에서 성취를 이룬 이름없는 소시민을 인터뷰했다. 참신하고 좋은 시도였다. 다른 명사의 인터뷰 못지않게 진한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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