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이에 대한 대답은 늘 국방부의 몫이다. 언론은 軍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 특이동향 없음"(뉴스Y 2013.12.13), "연례적인 동계훈련을 시작했지만 도발가능성 등 특이한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음"(한국일보 2013.12.3), "서부전선과 서북도서 북방의 북한 4군단 예하 부대들의 움직임도 특별한 것이 포착되지 않고 있음" (KBS 2013.12.3) 등으로 보도했다.

최근에는 “대대 급으로 진행되던 훈련이 이미 일부 지역에서 연대 급으로 확대됐고, 다음 달부터는 수만 명이 참가하는 군단 급 수준이 될 것”(MBN 1. 14)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 방송 역시 군 정보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새해 들어 북한의 군사훈련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훈련 확대 속도가 빠르다”고 전했다.

北, ‘최고사령관의 훈련명령서’에 적시된 호전성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과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군의 ‘2014년도 전투정치훈련’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도 북한군은 저들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동계훈련을 강행하고 있으며 훈련 전 과정이 ‘조국통일’을 빙자한 호전성과 공격성으로 점철되어 있다.

아래는 새해 ‘전투정치훈련’에 관한 北 ‘최고사령관’의 훈련명령서 원본(구체적인 날자와 명령 호수는 명기하지 않았음/편집자 주),

첫 부분을 살펴보면 김정은이 얼마나 광기에 찬 훈련을 군인들에게 명령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 당의 위대한 선군정치로 마련된 불패의 군사력은 전투 정치훈련을 통하여 담보되었다. 미제와의 최후결전이 다가오고 있는 이 시각 우리 혁명무력 앞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전투정치훈련을 더욱 강화하여 원쑤격멸의 총검을 날카롭게 벼릴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로 시작되는 명령서는 “미제국주의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호전성이 특히 강조되어 있다.

“나는 전체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민방위대원들, 내무군 장병들이 미제국주의자들과 남조선 괴뢰도당과의 싸움에서 너는 죽고 나는 살아서 끝까지 혁명을 계속하겠다는 철석의 신념을 지니고 싸움 준비를 하루빨리 완성하며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20xx년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을 다음과 같이 진행할 것을 명령한다.”

위, 北 ‘최고사령관’의 ‘명령’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군의 훈련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 군사훈련이 아니라 “너는 죽고 나는 살아서 하루빨리 조국을 통일하기 위한” 필사적인 훈련이며 어느 순간 전쟁의 위협으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북한군의 훈련(속도)과 도발은 어떤 관계에 있나.

북한군의 군사훈련과 대남도발이 비례관계에 있다고 확실히 정리할 수는 없으나 과거의 행태를 미루어 보면 훈련을 마감하는 3월과 4월 사이에 ‘적들의 도발’이 집중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北 ‘최고사령관’ 명령서에 나오는 훈련일수를 살펴보기로 한다.

“조선인민군, 민방위, 인민내무군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은 20xx년 12월 1일부터 2012년 9월 30일(비행 구분대 11월 30일, 민방위 구분대 10월 31일)까지의 기간에 제1기와 2기로 나누어 진행할 것.

제1기 훈련은 20xx년 12월 1일부터 20xx년 4월 30일(비행 구분대 5월 31일, 인민내무군은 3월 31일)까지, 제2기 훈련은 20xx년 7월 1일(해군함선, 비행 구분대, 1차동원구분대, 해안포병, 고사포병, 화승총 구분대 6월 1일)부터 9월 30일(비행 구분대 11월 30일, 민방위 구분대 10월 31일)까지 할 것.”

위 내용을 정리해보면 북한군의 군사훈련은 통상 전해 12월1일부터 당해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군종, 병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본 훈련과정은 4월30일까지 진행되는 동계훈련(제1기 훈련)과 7월1일부터 9월30일 사이에 진행되는 하계훈련(제2기 훈련)으로 나뉘게 된다.

여기서 하계훈련은 ‘농촌지원’과 ‘건설’등으로 축소 및 간략화 되고 실지 훈련기간은 12월1일부터 4월30일까지로 집약되어 있다. 바로 이 기간이 문제가 되고 있는바, ‘전군이 훈련에 진입해 있고 적의 지휘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공격목표를 3.8선 이남으로 돌릴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이 갖추어지는 때’가 다름 아닌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북한군의 훈련 내용과 전개과정

훈련 내용에 대한 북괴, ‘최고사령관’의 명령서는 아래와 같이 작성되어 있다.

△ 군종, 병종, 전문병 부대, 구분대훈련은 다음과 같이 조직진행 할 것.

(1) 해군부대훈련은 전술훈련과 전문훈련을 강화하여 함 운영 술과 주 무기 사격술을 한 계단 높이며 모든 해병들을 불리한 일기조건과 전투정황 속에서도 맡겨진 해상전투임무를 능숙히 수행할 수 있는 만능해병으로 준비시키는데 중심을 두고 진행할 것.

(2) 공군부대훈련은 실전훈련과 야간훈련을 강화하여 모든 편대장들과 비행사들을 주체적인 비행전법에 더욱 숙련시키며 병종, 전문병들의 전문기술수준을 결정적으로 높이는데 중심을 두고 진행할 것.

(3) 보병(장갑보병)훈련은 산악행군과 전술, 사격, 지·형학, 수영 및 도하훈련 등 우리 식의 싸움전법에 필요한 훈련을 강화하여 부대를 경보병화 하는데 중심을 두고 진행할 것.

(4) 저격, 경보병, 항공륙전병훈련은 전투임무와 무장장비의 특성에 맞게 전투행동단위별 훈련을 강화하여 모든 군인들을 그 어떤 임무도 자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펄펄나는 싸움군으로 준비시키는데 중심을 두고 진행할 것. (중략)

“나는 전체 조선인민군장병들과 민방위대원들, 내무군장병들이 준엄한 결사전의 시각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오늘 자나 깨나 오직 싸움만을 생각하는 훈련광신자가 되며 모든 지혜와 정력을 다 바쳐 20xx년도 작전 및 전투정치훈련에서 새로운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

이렇듯, “오직 싸움만을 생각하는 광신자가 되라”는 명령에 따라 북한군은 전해 12월1일부터 당해 4월30일까지 동계훈련에 진입한다. 12월 한 달은 대개 정치학습, 대열(제식)훈련, 집총훈련과 반화학훈련, 사격연습 및 체육훈련 등 부대 내에서의 훈련이 진행되며 1월부터는 본격적인 야외기동과 전술훈련이 진행되게 된다.

2월에는 대대, 연대, 사단 별로 훈련에 대한 중간 판정이 이루어지며 각 부대들을 상대로 국가판정(검열) 및 중앙당군사위원회 판정(검열)등이 실시된다. 이시기 이른바 특수부대들에서는 ‘천리 행군’ 및 ‘쌍방훈련’(적군 아군)이 진행되며 때에 따라 일반부대 군인들이 아군이 되어 적군(특수부대)을 막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3월에는 실탄(포)사격 및 부대별 전술훈련이 진행되며 4월 초부터는 대부대연합(작전)훈련 및 전군연합훈련을 진행, 당해 훈련에 대한 총 점검이 이루어진다. 부대별 전술훈련의 경우 ‘증강된 연대전투사격’과 ‘증강된 사단전투사격’이 한 예라면 대부대연합훈련은 1993년 3월에 북한에서 진행된 ‘전군대기동훈련’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증강된 사단전투사격’의 경우 사단의 기본 인원과 무장장비가 동원됨은 물론 군포군(군단포병)과 공군 및 최고사령부 작전예비대가 배속되여 사단장의 지휘통제를 받게 되며 ‘전군대기동훈련’은 문자 그대로 전군이 최고사령관의 지휘를 받으며 작전지대로 기동, 타격목표에 접근하여 군사목적을 달성한다는 최고형태의 군사훈련이다.

여기까지가 이른바 북괴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의해 진행되는 동계훈련과정이며 우리 언론이 이야기하는 국가급 훈련은 ‘증강된 사단의 기동훈련과 전투사격훈련’, 그리고 군단 및 전군훈련으로 보는 것이 옳다.

북한군의 훈련(속도)과 도발은 어떤 관계에 있나 (2)

이처럼 북한군의 훈련이 최종단계에 이를 때 쯤 한국에서는 해마다 정례적 한·미 합동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과 독수리 훈련이 진행되게 된다.

최근 국방부가 또다시 확인했듯이 훈련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지, 유사시를 대비하기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례 연습”임에도 북한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해마다 이를 빌미로 한반도의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도발을 일으키기 위한 저들의 명목일 뿐, 북한군 ‘최고사령관’은 한해도 빼지 않고 ‘적화통일을 목적으로 하는 광적인 훈련과 총화’를 명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세악화와 군사적 도발’은 항시 예기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하 생략)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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