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한국 단독으로는 감당할 역량이 없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전망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 담당관을 역임했던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초빙교수는 1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붕괴될 경우 엄청난 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보고서들이 이미 발표됐다. 북한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50만 명 수준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트 교수는 “적어도 미국의 지원이 따라야 한다. 북한의 붕괴는 한국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나라의 안정까지도 흔들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위트 교수는 “(북한 붕괴와 관련해) 미국의 준비가 이미 갖춰졌지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제거에 초점을 맞춘 매우 제한적인 계획이다. 또 대량살상무기 관리 또한 불가능할 걸로 본다. 한국을 돕기 위해선 미국이 (지금 계획보다) 훨씬 더 깊숙히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트 교수는 “한국은 당연히 북한의 붕괴가 통일의 첫 단계라고 믿을 것이고 운전석에 앉아 그 과정을 주도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운전석에 앉는 데 반대할 것이라는 게 문제”라며 “중국은 북한 붕괴와 관련해 나름대로의 이해관계가 있다. 한-중 간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고 거기엔 미국도 연루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트 교수는 “북한의 급변사태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북한 정권은 60년 간 권력을 지켜왔고, 느슨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정부 권력이 나라 전체에 미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렵긴 하지만 여전히 현 정부에 애착이 남아있다”며 북한이 현재로선 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했다.

위트 교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38north.org)’를 운영하고 있으며, 반관반민 회의 등을 통해 북한 외교 관리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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