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홈페이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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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의 외환전략가 스티븐 잉글랜더가 12일(현지시간) 투자노트에서 분배 문제를 언급하며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북한과 꼭 닮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잉글랜더는 "가장 유력한 추정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소유자는 약 100만명에 달한다. 이중 1%가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며 "또 다른 가상화폐 라이트코인도 편중도 이와 유사하다. 지갑(온라인 저장소)이 큰 사람들이 초기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격이 얼마나 오르나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더는 이어 "비트코인의 분배는 북한에서의 부의 분배와 무척 닮아 있다"며 지니계수를 언급했다. 지니계수는 각 계층 사이에서 이뤄지는 소득 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고 평등한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0에서 1까지 숫자로 표시되며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하게 이뤄졌다는 의미이다.

잉글랜더는 "비트코인의 지니계수는 0.88이란 추정치가 있다. 하지만 다량 보유자가 여러개의 지갑을 갖고 있거나 계수 추정에 사용된 샘플보다 비트코인 편중이 더 심하다면 실제 값은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며 "국가별 지니계수에서 어떤 국가도 0.85를 넘지 못했지만 북한은 순위 대상 조차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더는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미 달러와 연방준비제도 시스템에 대안이 된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갖게 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비트코인이 주요 통화가 되는 세상은 무척 불평등한 곳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잉글랜더는 아울러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들어 "비트코인에선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특정 국가가 비트코인을 채택하면 누구나 이를 쌓아두려고 할 것이며 그러면 화폐 부족으로 상업활동이 거의 중단되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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