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高價의 제설기 등 목격… 對北제재 실효성 의문
북한이 지난달 31일 개장한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에 고가의 유럽산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한국 시각) 보도했다. 이 장비들은 북한에 수출이 금지된 유엔 제재 품목이어서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 'NK뉴스'의 채드 오코렐 편집장은 이날 RFA 인터뷰에서 "북한 매체가 공개한 마식령 스키장의 사진 및 영상에서 캐나다와 스웨덴, 이탈리아, 독일 기업이 생산하는 눈자동차와 제설기, 스키장용 중장비 차량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오코렐 편집장은 이 장비들은 유엔이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사치품'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장비들이 동아시아나 중국의 중개인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돈세탁하듯이 제3국 기업을 내세워 구매한 뒤, 부품별로 뜯어서 순차적으로 반입하는 방법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엔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역점 사업'으로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하면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리프트와 케이블카 등의 장비를 수입하려 했지만 해당국의 금수 조치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현재 이 스키장에 설치된 리프트는 백두산 부근 삼지연 스키장에 있던 것을 뜯어다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스키 장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마식령 스키장에 설치된 리프트는 다른 나라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중고품이고 상업용 스키장에 설치되지 않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