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모(79·사진) 평양과학기술대(PUST) 명예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에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시장경제, 국제무역, 과학기술 등 세 분야의 인재 양성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포항공대 총장에서 물러난 박 명예총장은 2010년부터 매년 봄·가을 학기에 3개월씩 평양에 머물며 평양과기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도 2월 중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 명예총장은 "현 상태에서 통일이 이뤄지면 남북 간 경제적 격차로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며 "북한이 경제 발전을 이룰 때까지는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인재 육성과 산학 협력을 도와주는 'Bottom-up approach(상향식 접근 방식)'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수한 청년을 선발해 서방국에 데려다 교육하고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국제화를 이끌게 해야 한다"고 했다.

평양과기대는 현재 영국 웨스트민스터대와 케임브리지대, 스웨덴 웁살라대 등에 유학생을 보내놓고 있다. 북한은 평양과기대 내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자유롭게 허용했다고 한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 학생들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수학 등에서 매우 강하다"며 "남한의 자본과 하드웨어 기술이 합쳐지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관계가 나빴던 작년 10월에도 평양과기대에서 개최된 국제 학술 대회에 우주인 출신 등 미국 국적 과학자 20명을 보냈다"며 "남한 과학자들도 방북해서 북한에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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