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이 경제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핵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통일부 시무식에서 "그래야만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진정한 협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류 장관은 "진정한 '자주와 주체'는 국제사회, 지구촌과 섞여살아야 의미가 있다"며 "북한의 지도부는 줄곧 외부로부터의 위기를 강조하며 내부를 단속해왔는데 이제 그렇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진 곳에서 외치는 자주와 주체는 진정한 자주와 주체가 아니다"며 "북한은 대한민국이 내미는 평화, 협력, 신뢰의 손을 하루빨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장관은 "최근 북한 내부에서 격변이 있었지만 나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여전히 북한 내부에 존재하는 잠재적인 불안요소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의 리더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나름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통일과 관련해서 류 장관은 "진정한 평화통일은 북한을 '울리는', 공명(共鳴)이 있는 통일이어야 한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바로 북한을 울리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이끌고 주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공명해서 신뢰를 쌓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날 최근 독도 문제 등 역사 왜곡 행위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류 장관은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동북아 주변국과의 협력이 아주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지도층이 최근 엇나가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대단히 안타깝다, 일본의 지도자들은 좀 더 긴 시각으로 정치적인 행보를 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류 장관은 "올해 통일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마음가짐은 '이도탄탄(履道坦坦·밟아가는 길이 밝고 탄탄하다)'의 자세여야 한다"며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살 수 있다는 정신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결코 호랑이에 물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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