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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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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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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양주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장성택의 처형은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처럼 권력의 허무함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의 잔인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줬다. 공포 분위기 속에서 숨죽이고 있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린다. 한편 이번 사건은 김정은 정권이 현재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고, 북한에서도 '재스민 혁명'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리에게 시사해 주고 있다.

재스민 혁명에 성공한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주민들이 들고일어났고, 그동안 정권에 절대복종하고 충성하던 군부가 중립을 지키거나 주민들에게 동조함으로써 가능했다. 황장엽씨는 생전에 앞으로 북한에서 쿠데타는 과거와는 다르게 여단장급, 즉 대령급 이하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이러한 전망은 장령(장군)들은 풍요롭게 생활하고 있지만, 대령급 이하 대부분은 민생고 못지않은 생활고를 겪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철저한 감시 체제하에서 당장은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굶주린 주민들이 사생결단으로 폭동을 일으킨다면 군부 일부가 주민들의 편에 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시나리오를 김정은 정권이 내다보고 있고, 또 두려워하고 있음은 장성택 처형 판결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장성택은 "앞으로 인민들과 군인들의 생활이 더 악화되면 군대도 정변에 동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경제가 완전히 주저앉고 국가가 붕괴 직전에 이르면… 인민들과 군대는 나를 부를 것이며 정변은 순조롭게 성사될 것으로 타산하였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가 진정 장성택이 구상한 것인지, 김정은 정권이 가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북한에서도 쿠데타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김정은 1인 지배체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북한 위정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오직 김정은만 바라보고 피동적으로 움직이려 할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의 통치력이 김일성이나 김정일과는 비견될 수 없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이런 데다 북한이 작금의 행태를 지속하는 한 외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는 쉽잖아 보인다. 자력으로는 경제 회생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외부 지원은 단절되고 통치력마저 부족한 김정은이 철권통치를 지속하는 한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인내는 바닥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하고 있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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