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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기고] 북한의 격변 사태를 보는 눈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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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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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과 軍을 동시에 장악하려 최룡해 기용 때부터 무리수
북한도 동구권 몰락 잘 알아… 그래서 인도-파키스탄型 채택
外部보다 內部 충격파 더 클 듯… 돌발 상황 빈틈없이 대비해야
   
▲ 남주홍 경기대 교수·前 국정원1차장·주 캐나다 대사

2008년 8월 김정일이 심장 발작으로 쓰러졌을 때, 우리의 관심은 북한이 후계 구도 가시화를 서두르게 되면서 조만간 당·정·군 권력관계에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점과 이에 따라 대내외 정책에 관한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 적지 않은 혼선과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점에 집중되었다. 20여년간에 걸쳐 후계 수업을 받았던 김정일과는 달리 김정은은 2009년 1월 비공식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서둘러 후계자로 지명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던 것이다.

김정일은 2011년 12월 사망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긴장 관리에 나름대로 자신감을 갖고 김정은을 현지지도에 수행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원로 기득권 그룹과 신진 청·장년 세력 간 순조로운 세대교체를 계획했었다. 그래서 당에서는 장성택 행정부장을, 그리고 군에서는 이영호 총참모장을 두 기둥으로 삼고 후사(後事)를 부탁했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 두 사람을 단기간 내에 무자비하게 숙청해 버린 것이다. 먼저 장성택을 시켜 이영호를 치게 하더니, 이제는 반대로 군으로 하여금 장성택마저 제거하게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무리수는 작년 봄 최룡해를 군 총정치국장에 전격 발탁하면서부터 예고됐었다. 최룡해는 김정일 시대에 거의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는 '민간인 출신' 군 실세로서, 과거 김정일이 이 자리에 군 통제를 위해 나름대로 인정받는 군 원로인 조명록 공군사령관을 앉혔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한마디로 당의 통제력 강화와 선군정치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상호 모순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김정일 시대와 달리 당의 군 통제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당·군의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후계 체제 기반을 흔드는 딜레마에 스스로 빠지게 되었다. 이 딜레마가 결국 장성택 처형이라는 최악의 수를 두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사태가 과거 1960년대 초 마오쩌둥이 류사오치 주석을 숙청하고 그의 세력들을 제거하기 위해 문화혁명 광풍을 일으킨 과정과 비슷하게 치달을 것인지, 아니면 1989년 천안문 사태 후 덩샤오핑이 급진 개혁파인 후야오방 총서기와 자오쯔양 총리를 강제 퇴진시키고, '보수개혁' 방향으로 속도 조절한 전철을 밟을 것인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북한은 과거 구동독이나 구소련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지금 북 지도부는 권력 지형의 격변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지 당장 체제 급변의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다. 북은 쉽게 전쟁을 결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또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 독특한 병영국가 체제라는 점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북 지도부는 루마니아와 리비아 독재 권력의 말로를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생존을 위해 핵과 경제 건설 병진이라는 매우 계산된 모험의 인도-파키스탄 모델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이번 장성택의 처형이 이러한 모험을 실용주의화시킬 실무 관료 집단의 부재 상태를 장기화시킬 염려가 있다는 점이다. 즉, 장성택의 비극은 외부 충격보다는 내부 파괴력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주요 정책과 전략도 극과 극을 오가며 비상구 없는 맹목적인 행동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남북 관계는 최선일 때도 항상 긴장 상태에 있었고 최악일 때는 전쟁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되어온 특수한 이중 관계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과거 동·서독도 교류 협력의 기운이 높아질수록 내적 곤궁에 처한 동독의 대서독 공작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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