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출구 전략(불황 때 지나치게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등 정상적인 경제정책으로 돌아오는 것)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한 달 넘게 1950~200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소식이 전해지면서 13일 국내 증시는 다소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북한은 12일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에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장성택 사형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특히 CNN방송은 긴급 대담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에서 북한 관련 이슈를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북한이 도발했을 때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 발사 소식 이후로 14일 동안 코스피지수가 최대 7.1%가량 하락했고, 핵실험과 국지전 때는 같은 기간 각각 6.6%, 8.5% 하락했다”며 “이러한 이슈들이 한꺼번에 진행되면 10% 이상의 코스피지수 하락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1900중반대다. 여기서 10% 정도 정도 떨어지면, 단숨에 1750선이 되는 것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번 장성택 처형 소식은 미국에서도 긴급속보를 내보낼 정도이기 때문에 이날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남북경협주와 방산주 등 북한 관련 이슈와 관계가 있는 종목의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와 같은 북한 리스크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은성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센터장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북한 관련 이슈가 단기적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던 건 사실이지만, 코스피지수가 한 달 내로 제자리를 찾는 걸 보면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주진 못했다”며 “특히 북한의 정권이 붕괴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북한 리스크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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