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北 전문가 6인 전망]

"김정은, 내부 불만 잠재우려 核실험·對南 도발 나설 수도
경제개혁 틀 유지, 속도는 늦출 듯"

북한 김정은 체제는 장성택 전 행정부장 숙청 이후 당장은 1인 체제가 강화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부 혼란과 동요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체제 불안 가중될 것"

조영기 고려대 교수는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1인 체제 강화 가능성에 대해 "표면상으론 안정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불안해지면서 1인 체제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권력 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장성택이란 거물을 없앴기 때문에 권력 공백에 따른 불안 요인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가 붕괴로 갈 것이라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주민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기 때문에 동요와 불안이 확산될 것"이라며 "외부의 충격이 생기면 폭발할 것"이라고 했다.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도 "잠시는 1인 체제가 공고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 유일 지도 체제와 직할 통치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라며 "김정은의 내부 통치 능력과 지도력이 변수이긴 하지만 체제의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으로 권력이 집중되면서 충성·아부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체제 경직으로 불합리성은 높아지지만 단기간 내 붕괴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이번 장성택 숙청은 김정은과 군부의 합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많다.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대 교수는 "군부와 반(反)장성택 세력이 연합하여 김정은의 재가를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조봉현 위원은 "김정은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두 사람의 작품 같다"며 "김원홍이 모든 상황을 김정은에게 보고하고, 김정은은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진행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용현 교수는 "김정은의 판단이 가장 중요했을 것이지만 (배후에) 신진 그룹 또는 조언 그룹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서재진 전 원장은 "군부를 포함한 3인자 그룹이 2인자인 장성택을 제거하려고 주도한 것"이라고 했다.

◇"대외 강경 기조로 나갈 듯"

북한은 장성택 숙청 이후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핵실험이나 대남 도발 등 초강수를 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조영기 교수는 "내부 결속을 위해 긴장 완화보다는 대남 압박과 긴장 정책을 쓸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했다. 조봉현 위원은 "핵을 개발하고 남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성장 위원은 "북한이 도발을 하겠지만 긴장을 기피하려는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고, 이즈미 교수는 "현상 유지 정책으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제정책에선 큰 틀의 개혁·개방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속도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위원은 "체제 유지를 중시하는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다 보면 단기적으론 경제정책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했고, 김용현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경제 부분이 위축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혁·개방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성장 위원은 "1년 정도 외자 유치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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