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길
장수길

장성택 숙청사건의 직접적 계기는 국방위원회 산하 54국(54부)의 김정은 명령 무시사건 때문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54국은 북한군 부대와 관련 기관에 전력·석탄·연유·피복·생활필수품 등을 공급하는 기관이다. 원래 인민군 총정치국 산하 기관인데 장성택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되면서 국방위원회로 가져가 측근인 장수길에게 책임을 맡겼다고 한다.

문제가 된 것은 김정은이 군 부대 현지시찰 시 관련 부대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54국에 명령했으나 물자를 쥐고 있는 54국이 여러 차례 집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이 조사를 지시한 결과, 김정은의 지시문은 거의 집행되지 않고 장성택의 지시가 우선 집행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54국은 지난 10월 초순 조사를 받았고, 수령의 지시 불복종이라는 죄명으로 리룡하와 장수길이 체포되어 처형되고 장성택은 연대책임을 지고 체포되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54국은 평양과 원산에 백화점을 소유하고 전국의 탄광, 광산, 발전소, 시멘트공장 및 농수산물 유통 등 막대한 이권사업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는 북한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54국이 옥수수 5만t을 수입해 수도권 군부대와 평양 주민에게 배급한 적도 있다.

또 54국이 중국 등 해외에서 운영하는 '해당화'라는 북한 식당 등을 통해 조직적 비리를 벌이다 적발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11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54국이 내각의 여러 차례 경고에도 '해당화'를 통한 조직적 비리를 벌이다 적발돼 수사가 시작됐고 이것이 결국 장성택으로까지 번졌다고 했다.

또 장성택 숙청 과정엔 김정은의 이복 누이인 김설송과 그의 남편인 신복남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현재 두 사람은 김정은을 주축으로 한 노동당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설송과 신복남의 노동당 내 직책에 대해서는 "알지만 밝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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