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자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18)이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이후에도 프랑스에서 대학을 계속 다니며 평범한 학창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김한솔은 올해 보스니아의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 분교를 졸업한 뒤 지난 8월 말 프랑스 명문대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입학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한솔은 파리정치대학 르아브르 캠퍼스에서 3년 과정 아시아·유럽 프로그램에 입학해 법학, 역사학, 경제학, 정치학, 국제관계 등을 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SBS에 따르면 김한솔은 지난 10일에도 회색 재킷을 말끔히 차려입고 구레나룻을 기른 모습으로 변함없이 학교에 나왔다.

취재진을 만나자 금세 표정이 굳어진 김한솔은 “장성택의 소식을 들었느냐”, “아버지(김정남)과는 계속 통화를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다물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

김한솔은 학교와 100여m 떨어진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우편함에도 다른 학생과 비슷한 양의 우편물이 들어있어 신변정리 등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SBS는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장성택 실각으로 김한솔에 신변에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한국 기자들이 김한솔을 취재하기 위해 기숙사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프랑스 경찰 7명가량이 출동, “신고 전화를 받고 나왔다”면서 기자들을 경찰서로 연행해 신원을 파악한 뒤 풀어줬다.

한 경찰관은 “지금 (북한) 상황이 민감하기 때문에 (김한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지난해 외신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독재자로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한솔은 지난해 10월 핀란드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삼촌인 김정은이 후계자가 어떻게 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잘 모르겠다. 아버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고, 엄마는 평민 출신이었다”며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삼촌이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한국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우리가 언어와 문화가 같고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정치적인 문제로 민족이 분단된 것”이라며 “나도 언젠가는 북한에 돌아가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꿈을 꾸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장성택이 숙청되면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 가족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남은 어릴 때 장성택과 김경희의 보살핌을 받았고,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김정남은 전에 살던 마카오에서는 1년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현재 싱가포르와 중국 등으로 오가며 조용히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장성택의 경제적 지원을 계속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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