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수개월 전부터 곳곳에 매장된 금(金)을 중국에 대량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을 절대 내다 팔지 말라”고 한 김일성(金日成) 전 북한 주석의 유훈을 어긴 것으로 북한 경제의 최후 보루(堡壘)인 금 마저 처분을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유력한 대북 소식통들은 11일 “몇 달 전부터 북한이 금마저 중국 등에 내다 팔고 있다”며 “이는 북한 경제가 건국 이후 최악의 위기에 처해 붕괴 직전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고 11일 전했다.

지금까지 금의 해외 매각 여부는 북한 경제가 위기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지표로 꼽혀 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2011년 말 권력 승계후 지금까지 ‘금을 팔지 말라’는 유훈을 존중해왔으나, 경제 상황이 밑바닥에 이르면서 금 수출에 손을 댔다는 분석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금 매장량은 2000t에 달하며, 시가(時價)로 환산하면 최소 80억달러(약 8조원)를 넘는다.

또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가 지난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온 대북 원칙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뜻”이라며 “잘만 하면 북한과의 경협(經協)을 진정으로 확대할 호기(好機)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이대로 악화해 파탄에 이르면, 대남 군사도발 위험성이 증가하는 동시에 우리가 북한 경제를 종속화할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의 지금같은 위기 상황은 ‘양날의 칼’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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