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체포한 영상을 언론에 전격 공개한 것은 사건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내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장성택 숙청을 전격 공개한 날은 9일로,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모기간의 시작일, 즉 12월 9일부터 20일까지의 첫 날에 해당한다.
앞서 북한 당국은 9일 새벽 6시부터 김정일 사망 2돌 ‘추모(追慕) 기간’이 시작된다는 것을 각 인민반과 공장기업소들에 알렸고 9일부터는 아침, 저녁으로 매일 두 차례씩 모든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김정일의 동상을 찾아 묵념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양강도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9일 아침 8시 지정된 장소인 ‘혜산사적관’ 근처에서 공장 사람들과 함께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에서 김정일 추모 묵념 행사를 가졌다”며 “그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장성택이 숙청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전 10시, 당국이 갑자기 “각 기관, 단체별로 오후 3시에 방영되는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중대보도를 조직적으로 청취할 것”을 각 도·시당을 통해 긴급포치(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김정일 추모 관련 특별방송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 장성택 숙청 관련 보도일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중앙에서는 장성택 숙청과 관련된 내용을 이미 지난 2일에 각 도당 비서처 간부들에게 알려주었다”며 “7일 간부 강연회에서는 ‘중앙당 행정부 사건’과 관련한 강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7일 강연회에선 ‘주동분자는 단호히 치고 피동분자는 관대히 용서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일관된 군중노선’이라는 말만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북한이 ‘김정일 추모행사’ 첫일인 9일에 장성택 숙청을 공표한 것은 혹시 모를 내부 혼란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정일 추모행사’ 기간에는 전국에 ‘특별 경비’가 선포되기 때문에 그 어떤 세력도 반발을 시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