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비핵(非核) 국가인 우크라이나가 핵 공격이나 핵 공격 위협을 받으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조약에 서명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홍콩 매체 봉황망은 10일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조약은 중국이 비핵 국가에 '핵우산'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과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체결한 '중국·우크라이나 우호 협력 조약'에는 "중국은… 비핵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 사용이나 핵 사용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사용한 침략이나 핵무기 사용의 위협을 받는다면 중국은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봉황망의 군사평론가 타오무젠(陶慕劍)은 이날 "중국이 1994년 우크라이나, 1995년 카자흐스탄과 핵 사용이나 핵 위협을 하지 않는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다"면서도 "비핵 국가(우크라이나)가 핵 공격이나 핵 공격 위협을 받으면 안전보장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조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첫 '핵우산' 제공 선포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는 1992년 구소련이 남긴 핵무기는 물론 우라늄 농축과 핵 재처리까지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등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았다.

현재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베이징 외교가와 학계 등에선 북한이 내세우는 핵 개발 이유가 미국의 핵 공격 위협인 만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중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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