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최근 2년간 김일성, 김정일의 우상화와 각종 전시성 사업에만 5억 달러(약 5300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28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정통한 대북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를 위해 전국에 설치한 영생탑 3200개와 모자이크 벽화 400여 개, 평양 만수대에 세운 23m 높이의 김일성-김정일 부자 대형 동상 제작에 쏟아 부은 돈은 약 2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또 이른바 ‘주민생활 향상 업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동시다발로 건설 중인 스키장 승마장 목장 등 40여 개의 대형 시설물에는 3억 달러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의 재정 지출은 이렇게 많지만 북한의 수입 추이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총수출의 50%를 차지하는 대중(對中) 광물 수출액은 2010년 5억4000만 달러에서 2011년 14억6000만 달러로 급증했으나, 지난해엔 14억5000만 달러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올해(1∼9월)에도 12억50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신문에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북한의 악화된 경제상황 등 때문에 대중 자원 수출이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근로자 4만여 명에게서 얻어내는 수익도 연 1억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북소식통들은 신문에 “무기 밀매로 벌어들이던 수입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최근 북한의 경제사정이 호전되고 있다는 일부 방북 인사의 전언을 보고받은 뒤 정확한 실상 파악을 위해 북한 지도부의 수입 및 지출 현황과 규모 추이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북한이 지금처럼 과도하게 재원을 낭비하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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