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AFP=News1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 AFP=News1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10년만에 타결된 이란 핵 협상과 "진짜 난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힘든 부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이란을 향해 합의안에 대한 이행과 과정의 투명성 등을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의 동맹국들과 함께 일을 진행해나갈것"이라며 "글자그대로 우리는 오늘 부터 제네바에서 도출해낸 합의안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핵협상 직후 런던에서 헤이그 장관과 양자 협상을 진행한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지원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고 있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캐머런 총리도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핵 협상 결과에 대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어느정도 물러나게 됐다"면서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합의안의 이행 여부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이란제재를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케리 장관은 이날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란과 북한은 다르다"며 협상안에 대한 이란의 이행여부에 회의적인 국제사회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이란이 제재를 피하려고 핵 야욕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가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지속한 북한과 왜 다르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샌디 크롤리의 질문에 "여러 이유가 있다"고 답했다.

케리 장관은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고 협상에 참여해 왔으며 특정 핵 시설에 대해 매일 사찰을 받기로 했다"며 "게다가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실험을 해왔으며 비핵화 정책은 결코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어떤 말이 아닌 입증 가능한 행동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결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역설했다.

케리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공화당 소속 상·하원의원들이 핵 협상 결과와 관련해 "이란도 결국 북한 처럼 비밀리에 핵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비판적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밥 코커(테네시) 의원은 앞서 폭스뉴스에서 "우리는 모두 북한에서 일어난 일을 목격해왔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불판에 발을 딛었다"고 비판했다. 그 역시 "북한은 이제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똑같은 일이 이란에서 일어나는 것을 결코 보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으로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벤저민 카딘(메릴랜드) 의원은 "판단은 아직 이르고 앞으로 6개월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한다"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국제공동체이 공조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란과 P5+1(유엔안전보장이사회5개국+독일)협상단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방의 대이란 제재 일부 완화를 조건으로 이란 핵개발을 억제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우선 이번 협상은 확정된 합의가 아니라 향후 6개월 간의 이행 상황만을 담고 있는 임시 조치다. 6개월 안에 공식적 핵 폐기 합의를 하지 못하면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