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朴대통령 남북정상회담 발언 비난
"하루밤 사이에 자기 발언 뒤집어 엎어"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심각한 대내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 보려는 궁여지책으로서 무엇이라고 평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조평통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려면 예의부터 갖춰라"고 밝히기도 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앞두고 프랑스 '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남조선언론, 전문가들은 '대북정책 변화기류'니 뭐니 하며 떠들었다"며 "이에 당황한 청와대와 통일부를 비롯한 괴뢰당국은 황급히 나서서 박근혜의 발언은 '원론적인 언급'일 뿐 대북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극구 부정하는 놀음을 벌렸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근혜도 다음날 다른 외신과 그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한 우리에 대한 도발적 발언을 급히 공개하면서 자기의 '정상회담'발언을 통째로 뒤집어 엎었다"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의 르 피가로지와의 인터뷰가 보도된 하루 뒤 르 피가로지에 앞서 진행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약속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으니까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한 비난이다.

또 "이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고 뒤죽박죽이 된 박근혜 정권의 내부실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편의 정치만화"라며 "박근혜는 말로는 정상회담을 운운하면서도 '북의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느니, '북을 신뢰할 수 없다'느니 뭐니 하는 망발과 험담들을 늘어놓았으며 이것은 그의 대결적 본심에서 한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필요한 때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에 대한 험담을 마구 쏟아내는 것은 결코 정상회담을 하려는 자세가 아니며 자기의 도덕적 저열성과 상식 이하의 무례를 드러낼 뿐"이라면서도 "박근혜가 진정으로 정상회담을 바란다면 올바른 예의부터 갖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변인은 "우리는 '정상회담' 간판을 내들고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우롱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시종일관하며 남조선당국의 태도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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