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일 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내놓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맹비난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필요한 때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에 대한 험담을 마구 쏟아내는 것은 결코 정상회담을 하려는 자세가 아니며 자기의 도덕적 저열성과 상식 이하의 무례를 드러낼 뿐”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보도된 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 1비서와의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남북 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보도된 영국의 BBC와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할 수 없으니…”라고 말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괴뢰 통일ㆍ외교ㆍ안보의 중추자리에 남재준, 김장수, 김관진 같은 친미극우 대결광신자들을 들여 앉혀 놓고 군사적 도발에 혈안이 돼 날뛰게 해 놓으면서 정상회담에 대해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누구에게도 통할 수 없는 가소로운 궤변”이라며 “박근혜가 진정으로 정상회담을 바란다면 올바른 예의부터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일반 문제도 아닌 정상회담 문제를 당국자로서 명색으로나마 언급한 것을 아래 것들이 줄줄이 나서서 전면 부정하고 당국자도 자기가 한 말을 하룻밤 사이에 뒤집어 엎는 해괴한 추태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고 뒤죽박죽이 된 박근혜 정권의 내부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편의 정치만화”라고 비난했다.

또 “박근혜의 정상회담 발언은 심각한 대내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 보려는 궁여지책으로서 무엇이라고 평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우리는 정상회담 간판을 내들고 감히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고 우롱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화와 협상으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시종일관하다”며 “우리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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