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휴대전화는 완전히 ‘국내용’일 뿐입니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로밍서비스도 먹통입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미국 구글(Google) 회장은 이달 4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의 휴대전화는 북한 내에서만 제한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쓸모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올 1월 초 나흘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슈미트 회장은 이날 홍콩에서 가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5년 전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북한 당국이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해 갔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지금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답했다.

슈미트 회장은 “평양에서만 100만여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와 비교할 때 그리 쓸모 있는 게 아니다”면서 “북한 휴대전화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휴대전화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로밍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북 기간 중 그들(북한 당국자들)에게 최소한 로밍 서비스라도 가능하게 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또 “방북 기간 중 북한 당국에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개방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서 “북한도 전자상거래, 식량 수급, 교육, 사회불안 대처 등을 위해 인터넷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런 설득이 성과를 거뒀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슈미트 회장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방북 기간 중 “북한이 안드로이드가 장착된 판형(태블릿) 컴퓨터와 독특한 휴대전화 생산 과정을 보여 주는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과시하려 했지만, 전체적으로 규모가 적고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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